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들이 2025년 4월15일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이 끝난 뒤, 2022년 무기박람회 현장에서 연주했던 곡을 연주하고 있다. 전쟁없는세상 제공
대법원이 무기박람회에서 반전시위를 한 ‘전쟁없는세상’(전없세) 활동가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2025년 4월15일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박영재)는 “무기 생산과 수출 등 국가 방위산업에 관한 사항은 공공적·사회적 의미를 가지므로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며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 제한은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항의 경우보다 더욱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히면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2022년 9월, 전없세 평화활동가 8명은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린 무기박람회 ‘DX KOREA 2022’에 전시된 장갑차와 전차에 올라가 바이올린과 기타를 연주하고 무기산업의 부당함을 알리는 펼침막을 들고 “전쟁 장사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는 “행사 관계자나 관람객들에게 위협적인 언동을 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의정부지방법원 제1형사부)는 업무방해죄를 일부 인정했다. 법원은 각 활동가에게 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하고, 당시 미성년자였던 두 명에게는 벌금형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음악은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상징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비폭력적 수단으로 국내외에서 종종 활용돼왔다”며 “피고인들은 국민의 일원으로서 이러한 공적 관심사에 대해 감시와 비판을 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전없세 활동가 뭉치는 대법원 선고 이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국무역협회는 한국의 무기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전쟁의 여파로 한국의 방산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며 “오늘 재판 결과에 힘입어 전쟁 수혜자들의 잔치인 무기박람회에 더욱 강력하게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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