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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억원 투입된 속초 대관람차 ‘속초아이’ 철거 위기

위법성 논란 속 1심서 해체 결정
등록 2026-02-12 15:09 수정 2026-02-18 11:12
강원도 속초 대관람차. 연간 100만 명 정도가 방문하며 단기간에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연합뉴스

강원도 속초 대관람차. 연간 100만 명 정도가 방문하며 단기간에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연합뉴스


속초는 해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2500만 명 정도가 방문하는 강원도 대표 관광도시입니다. 아바이마을과 청초호, 바다향기로 산책로, 외옹치해변 등 주요 관광지와 맛집이 밀집해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이던 2022년 3월 속초해변에 문을 연 대관람차 ‘속초아이’는 연간 100만 명 정도가 방문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국내 유일 해변 대관람차로 아파트 20층 높이인 65m에서 푸른 바다와 속초시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관광객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여기에 어두운 밤바다 앞 화려한 조명까지 뽐내면서 속초아이는 단기간에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랜드마크가 된 대관람차 논란의 시작

하지만 속초 대관람차는 위법성 논란 끝에 철거 위기에 처했습니다. 2026년 1월21일 법원이 속초 대관람차 사업자 쪽이 속초시를 상대로 낸 개발행위허가 취소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기 때문입니다.

대관람차를 둘러싼 논란은 전임 시장이 민자유치 방식으로 추진한 이 사업에 대해 지역사회가 ‘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있다’는 지적을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공익감사를 벌인 감사원은 속초시가 규정을 위반해 공모지침서를 공고하고 평가 방법을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변경했으며 지침과 다른 방식으로 평가점수를 산정한 사실을 발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또 이 사건을 특별감찰한 행정안전부는 인허가 과정에서 위법 사항을 찾아 시에 위법성 해소 방안 마련 및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이후 속초시는 현 시장이 취임한 뒤인 2024년 6월 운영업체에 대관람차 해체 등 행정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행정처분에 불복한 사업자 쪽이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법정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대관람차와 탑승동은 자연녹지지역에 설치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 지역을 침범해 설치돼 있고, 해체 외의 다른 방법을 통해 관계 법령에서 확보하고자 하는 공익이 회복되지 않는다”며 속초시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업자 쪽이 1심 판결에 불복해 즉시 항소했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져 확정판결 전까지는 대관람차 철거가 진행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상급법원의 판단에 따라 92억원이나 투입된 대관람차가 속초 해변에서 자취를 감출 가능성도 있습니다.

영랑호 부교 사태 반복될까

속초 대관람차 철거 논란은 ‘영랑호 부교 철거 논란’과 무척 닮았습니다. 속초시는 26억원을 들여 동해안 대표 석호인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길이 400m의 부교를 설치했는데 지역 주민 등이 수질 악화 등을 우려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양쪽 주장을 살핀 법원은 결국 2024년 7월 부교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속초시의회가 철거 예산 7억원을 전액 삭감하며 버티기에 들어가 법원 결정은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속초에선 왜 수십억원을 들여 건축물을 짓고 철거하는 일이 반복될까요. 안타까운 의문이 듭니다.

속초=박수혁 한겨레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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