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정 등 선수들이 2026년 2월19일(한국시각)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계주 3000m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밀라노/로이터 연합뉴스
“쇼트트랙 여자 계주만큼은 대한민국이 강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최민정)
“선두에서 넘어질까 봐 네 발로 탄 것처럼 달렸다.”(김길리)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겨울올림픽에서 8년 만에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탈환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나온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넘어질 위기도 있었고, 선두권과의 간격도 꽤 벌어졌었다. 하지만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무려 12바퀴를 달려 격차를 좁혔고, 남은 4바퀴에서 두 차례 추월에 성공하며 끝내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섰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주장 최민정은 경기 뒤 기자들과 만나 “위험한 상황이 많았는데 다들 다행히 침착하게 대처를 잘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3번 주자로 나선 노도희 역시 “중간에 위기가 있었는데, 각자 자리에서 침착하고 차분하게 최선을 다해서 시너지가 났다. 그게 좋은 결과가 됐다”고 했다.
준결승에서 맛본 ‘심석희가 밀어주고 최민정이 추월하는 전략’은 이번에도 적중했다. 마지막 4바퀴를 남겨두고 세 번째 자리에 있던 심석희가 최민정을 힘껏 밀자, 탄력을 받은 최민정이 이내 앞서 있던 캐나다를 추월했기 때문이다. 심석희는 “다른 선수들이 앞에서 잘 해줬기 때문에 믿고 있었다”라며 “밀어주는 구간에서 연습을 워낙 많이 했기 때문에, 추월이 가능하다고 판단이 서면 더 강하게 밀어주는 연습을 했다. 연습을 많이 했던 게 시합 때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람보르길리’(람보르기니+김길리) 김길리의 막판 추월도 짜릿했다. 김길리는 두 바퀴를 남겨두고 앞서가던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를 인코스로 추월했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길리가 19일(한국시각)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이탈리아 선수를 따돌리고 1위로 달리고 있다. 밀라노/연합뉴스
김길리는 “(최민정) 언니의 손이 닿자마자 이거는 (내가)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폰타나 선수가 워낙 코스가 좋은 선수이다 보니, 빈틈이 없으면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길이 보였다”라며 “ 선두로 빠진 순간 무조건 1등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렸다. 역전할 때 꿈 같이 지나간 것 같았다. 그냥 앞만 보고 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두에서) 넘어질까 봐 네 발로 탄 것처럼 양손을 다 집고 안 넘어지려고 했다. 또 어떻게든 제 자리를 지키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민정은 “(김)길리를 믿었기 때문에 제가 갖고 있던 속도와 힘을 다 (김)길리에게 전달해 밀어주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밀라노/손현수 한겨레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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