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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서 통했다, 진심은 계속 통할까

줄투표가 깨진 6·3 지방선거… ‘보수의 성지’ 안동에서 녹색당 첫 당선이 던진 선거제도 개혁의 질문
등록 2026-06-11 20:36 수정 2026-06-18 08:58
허승규 경북 안동시의원 당선자가 2026년 6월8일 임하면 오대리에서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동(경북)=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허승규 경북 안동시의원 당선자가 2026년 6월8일 임하면 오대리에서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동(경북)=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줄투표’ 아닌 ‘교차투표’. 이번 6·3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서울 유권자들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당선시켰지만, 서울 구청장 25곳 중 절반을 훌쩍 넘는 17곳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당선시켰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전재수 민주당 후보를 찍었지만(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와의 득표율차 2.62%포인트),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는 반대로 국민의힘에 민주당보다 5.28%포인트 더 많은 표를 줬다. 유권자들이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을 모두 같은 당으로 찍는 ‘줄투표’를 한 게 아니라 후보의 인물경쟁력을 보며 ‘교차투표’를 한 것이다.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경북 안동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안동시장은 권기창 국민의힘 현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초의원 2인 선거구인 안동시 마선거구에서는 허승규 녹색당 후보가 2위 당선자인 국민의힘 김창현 후보를 10.99%포인트라는 큰 표차로 제치고 1위로 당선됐다. 이로써 녹색당은 2012년 창당 이후 14년 만에 첫 공직선거 당선이라는, 녹색당과 진보정당 역사에 남을 큰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안동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안동시의회 개원 이후 처음으로 과반 확보에 실패(국민의힘 7석, 더불어민주당 7석, 녹색당 1석, 무소속 3석)했다. 안동이 고향인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국민의힘 중앙당의 낮은 지지율이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힘이 안동에서 겪은 극심한 공천 내홍 탓도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지역에서 거부감이 큰 진보정당 간판을 달고 나온 허승규 후보의 큰 표차 당선을 설명하지 못한다. 그에게 있을 ‘뭔가 특별한 것’을 탐색하기 위해 허 당선자와 안동 유권자들을 1박2일 동안 현장에서 밀착 취재했다.

허 당선자는 2024년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녹색당과 정의당이 기득권 양당정치 극복과 기후위기, 불평등 해소 등의 가치를 공유하며 녹색정의당이라는 선거연합 정당을 출범시켜 총선에 임했는데, 그는 비례대표 2번을 받았다. 그러나 녹색정의당은 정당득표율 3% 이상(봉쇄조항)을 얻지 못해(2.14% 득표) 국회 진입에 실패했다. 이후 2026년 1월 공직선거법의 이 ‘3% 봉쇄조항’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왔지만,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 사회의 다양성을 국회,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봉쇄조항을 비롯해 거대 양당의 독식을 막을 결선투표, 비례성 강화 등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민의 다양한 정치적 요구를 모두 아우르지 못하는 거대 양당이 또 지지율을 넘어서는 의석을 과점하면서 다시 한번 선거제도 개혁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 목소리도 짚어봤다.

안동(경북)=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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