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구독하기

기사 공유 및 설정

노동자 숨지고야 나온 노란봉투법 첫 단협

화물연대·BGF로지스 ‘최종 합의’… 단체교섭 정례화,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
등록 2026-05-01 09:33 수정 2026-05-01 09:36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026년 4월29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비지에프(BGF)로지스와 주요 쟁점에 합의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화물연대 제공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026년 4월29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비지에프(BGF)로지스와 주요 쟁점에 합의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화물연대 제공


화물연대와 씨유(CU)의 물류 자회사 비지에프(BGF)로지스가 ‘단체교섭 정례화’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마련했다.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가 비지에프 쪽이 투입한 대체 배송 차량에 치여 숨진 지 10일 만으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시행된 뒤 원청과 하청노조가 합의안을 마련한 첫 사례다.

화물연대와 비지에프로지스는 2026년 4월30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조인식을 열고 단체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안에는 운송료 7% 인상, 분기별 유급휴가 보장, 단체교섭 정례화, 화물연대의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이 담겼다. 숨진 조합원을 향한 예우 방안도 합의안에 명시됐다. 화물연대는 “양쪽은 회사가 열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유가족에게 사과 표명 등 열사의 명예회복 및 유가족 위로 조항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는 ‘비지에프리테일→비지에프로지스→지역 물류센터→하청 운송사→배송 노동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 속에 ‘실질적 사용자’인 비지에프로지스를 상대로 교섭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비지에프 쪽은 “사용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고, 화물연대는 파업으로 대응했다. 그러다 4월20일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가 경남 진주 씨유 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대체 배송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화물연대는 그간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 필증을 받지 않아 ‘법외 노조’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계기로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사용자와 노동조건 등을 교섭할 수 있는 지위를 갖게 됐고, 노동자성도 인정받았다. 노동계는 이번 사건이 향후 택배노동자 등 다른 특수고용노동자의 원청 교섭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한겨레 저널리즘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