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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딸을 안은 지 5시간 만에… 남편 잃은 팔레스타인 여성

등록 2026-05-08 12:09 수정 2026-05-09 10:39
2026년 5월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남단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다친 여성이 응급처치를 받은 뒤 울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6년 5월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남단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다친 여성이 응급처치를 받은 뒤 울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5년 5월7일 아말 소베이흐는 셋째를 낳았다. 4살 첫째 바라와 3살 둘째 케난에 이은 첫딸이다. 그날 아침 6시께 아말은 병원에 도착했다. 진통은 심했고, 병원에선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고 했다. 분만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아말은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그날은 모든 게 완벽했다”고 말했다. 셋째이자 첫딸인 소나가 태어난 날이다.

전쟁이 한창이었다. 폭탄과 미사일이 무시로 날아들었다. 그래도 아말 부부는 행복했다. 태어난 아기는 건강했다. 남편은 기쁨에 겨웠다. “아름다운 공주님이 내게 왔다”고 몇 번이고 말했다. 갓난아기 귀에 대고 기도문을 계속 암송했다. 연신 웃었다. 연신 울었다. 기뻐 날뛰었다.

“고생했어. 쉬어. 잠깐 갔다 올게.” 남편은 두 아들을 살피고, 신생아한테 필요한 걸 마련해오겠다고 했다. 갔다 와서 함께 아기 이름을 정하자고 했다. 그래야 했다. 그러지 못했다. 5시간쯤 뒤다.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출산을 축하하기 위해 몰려든 친척들이 갑자기 말을 잃었다. “뭔 일 있어요?”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남편한테 전화했다. 답이 없었다. 전화를 받지 못하면 문자라도 남기는 사람이다. 이상했다. 인터넷에 접속했다. “아기 만난 지 5시간 만에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언론인 야히야 소베이흐.” 남편의 부고 기사가 났다. 아말은 “혈관 속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한 번만 더 볼 수 있다면,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만 있다면.” 소나의 첫돌을 맞은 2026년 5월7일 아말은 말을 잇지 못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943일째를 맞은 2026년 5월6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7만2619명이 숨지고 17만248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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