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4월20일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탈시설장애인당 조상지씨가 서울시의원 예비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겨레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중증 뇌병변장애인 조상지(47)씨가 6·3 지방선거 서울시의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말로 소통이 어려워 보완대체의사소통(AAC) 기기를 쓰는 중증장애인이 지역구 지방의원에 도전하는 건 2014년 김주현 노동당 후보 이후 12년 만이다.
‘장애인의 날’인 2026년 4월20일 탈시설장애인당은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조상지 예비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예비후보는 “서울의 정치는 탈시설의 권리를 지우고 장애인의 노동을 빼앗고 이동과 자립의 권리를 나중으로 미루며 장애인의 자리를 뒤로 밀어내고 있다”며 “뒤로 밀려나던 장애인이 이제 서울을 앞으로 밀고 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은 목소리가 아닌 기계음으로 재생됐다.
조 예비후보는 생후 8개월 때 고열 후 뇌병변장애를 얻었고 15살이 되던 해 강원도 장애인거주시설로 보내져 15년을 머물러야 했다. 2008년 시설을 나와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장애인 활동가로 목소리를 냈다. ‘장애인 왜 배워야 하나’(2020), ‘우리는 말한다’(2024), ‘함께 먹자, 밥!’(2025) 등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2020년 서울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했지만, 2024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하루아침에 해고 노동자가 됐다.
조 예비후보가 출마한 지역은 종로와 혜화, 창신동 일대가 포함된 ‘종로구 제2선거구’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이동권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출근길 탑승 시위를 진행한 혜화역이 포함된 곳이다. 탈시설장애인당은 전장연이 장애인 권리 보장과 직접 정치를 꿈꾸며 만든 정치조직이다. ‘당’의 형태로 활동하지만 정식 정당은 아니어서 조 예비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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