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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글바글10

업&다운 + 이주의 숫자
등록 2015-12-22 21:07 수정 2020-05-03 04:28

01  안철수 의원이 11월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새정치연합을 민주당과 합쳐 ‘공동 창업주’가 되기로 발표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그는 당을 떠나자마자 “평생 야당만 하기로 작정한 정당”이라고 새정치연합을 비판했다. 지방선거(2014년 6월4일)를 앞두고 시작된 동업은 총선(2016년 4월13일)을 앞두고 끝났다. 모이고 흩어질 때마다 그들의 정치는 새것도 되고 헌것도 된다.

02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무책임”을 꾸짖었다. 새누리당이 화답하면서 당청은 “(경제적) 국가비상사태”라고 부르짖었다. 최근까지 ‘경기 호전’을 말하던 정권의 언어가 자기분열하고 있다. 위기론을 부각시켜 노동관계법과 테러방지법 등 ‘대통령 관심 법안’ 처리를 압박했다. 정세 판단이 오직 ‘대통령의 관심’에 따라 극단으로 출렁인다.

03  돌진하던 ‘대통령의 관심’이 국회의장 앞에서 멈췄다. 친박 의원들은 ‘의장실 점거’까지 언급하며 ‘직권상정’을 요구했지만, 정의화 국회의장“국가비상사태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성을 바꾸지 않는 한 직권상정은 없다”고도 못박았다. 제1야당이 주저앉은 상황에서 여당 소속 국회의장이 대통령의 폭주를 막고 있다.

한겨레 김경호 기자

한겨레 김경호 기자

04  해고를 쉽게 하고 파견을 확대하는 노동관계법을 ‘청년 살리기’로 포장한 정부에 반발하며 ‘민중총궐기’를 이끌었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경찰이 소요죄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12월18일)했다. 박근혜 정부는 ‘전시(戰時) 정부’다. 정부 방침이 먹히지 않으면 비상사태이고 반대 집회는 소요다.

05  한상균 위원장을 해고노동자로 만든 쌍용차 사태(2009년)가 최근 잠정 합의 국면에 이르렀다. 법원에서 정규직 판정을 받았거나 소송이 진행 중인 사내하청 노동자 6명을 2016년 1월 중 우선 복직시키고, 정규직 해고자 150명은 2017년 상반기까지 복직 완료하는 데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력이 완결돼야 7년의 눈물도 닦일 수 있다.

한겨레 이종근 기자

한겨레 이종근 기자

06  해고자 복직이 논의되는 저편에선 신입사원들까지 사실상 해고하려는 대기업의 행태가 비난을 불렀다. “사람이 미래”라고 홍보하던 두산인프라코어구조조정 대상자에 올해 입사자까지 포함시켰다가 철회했다. 이 기업의 ‘희망퇴직’은 올해만 4번째다. 일부 퇴직 거부자들은 대기발령돼 매일 ‘회고록’을 쓰며 미래를 조롱받고 있다.

07  청년의 미래와 생사여탈이 취업에 움켜잡힌 시대에 신입사원 채용 면접은 ‘사상검증’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치른 면접에서 ‘민중총궐기 집회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거나 ‘어떤 신문을 읽느냐’고 질문했다. 지난 11월엔 성균관대가 교직원 채용 면접을 하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반을 물었다. 생각이 다른 자는 일하지도 말라!

08  취업엔 역시 힘과 ‘빽’이 최고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인턴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임채운 중진공 이사장이 검찰 출석 예정인 인사 담당 실장에게 “최경환을 보호해야 한다”고 압력을 넣은 녹취록이 공개됐다. 임 이사장은 “최경환은 실세야, 살아 있어”라고도 말했다. 실세가 새가 되지 않도록 지키며 ‘빽의 세계’는 굴러간다.

09  힘있는 도지사가 없앤 공공의료원 자리에 그의 도청이 들어섰다. 12월17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013년 강제 폐원시킨 진주의료원 건물도청 서부청사를 개청했다. 그는 모든 즐거움을 도민과 나누겠다며 자신의 방에 ‘여민동락’이란 글자를 걸었다. 진주의료원 폐원에 반대하다 경남도로부터 고소·고발당한 12명은 같은 날 재판을 받았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10  미국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현지시각 12월16일)에 한국은행의 고민이 크다. 당장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언제까지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9월 말부터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도 더불어 늘어나고 있다. 대출 원금을 줄여야 하지만 돈 나올 곳 없는 서민들은 겨울바람에 주름만 깊다.




& 다운



가토 다쓰야 서울지국장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박 대통령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씨와 있었다는 의혹을 칼럼에 담았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일본 서울지국장이 12월17일 무죄를 받았다. “대통령의 행적은 공적 관심 사안이므로 언론의 자유가 인정돼야 한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대통령 행적을 성역화하려는 정치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다시 확인됐다.


CJ 이재현 회장
12월15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251억원이 선고됐다. 2013년 1600억원대의 횡령·배임과 탈세 혐의로 구속된 뒤 ‘1심 징역 4년·벌금 260억원→2심 징역 3년·벌금 252억원→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이날 판결에 이르렀다. 모자와 목도리,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 회장은 선고가 끝날 때까지 눈을 뜨지 않았다.



이주의  숫자


41



한겨레 김정효 기자

한겨레 김정효 기자


박정희 정권의 언론 탄압과 광고 탄압에 저항하다 해직된 ‘동아자유언론수호 투쟁위원회’ 소속 기자 13명이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1974년 대통령긴급조치 1호에 반발하다 펜을 빼앗긴 지 41년 만이다. 1·2심 재판부는 배상청구 시효가 소멸됐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의 파기환송 뒤 서울고등법원이 12월11일(17일 발표) “각각 1천만원 지급”을 판결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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