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공정무역은 아직 낯설다. ‘대안무역’ ‘희망무역’ ‘민중교역’ 등의 이름으로 시민단체와 생활협동조합 등이 공정무역 운동을 펴고 있지만,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살 때나 마트에서 일주일치 식료품을 집어들 때처럼 일상적인 소비 생활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구경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공정무역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아직 공식적인 통계가 없다. 지식경제부 소속 산업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말부터 조사를 벌여 조만간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지만, 거래액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이 특별히 ‘불공정’해서일까? 2006년 아름다운가게가 선보인 ‘히말라야의 선물’ 등 공정무역 커피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네팔 생산자 조합과 계약을 맺고 들여온 이 유기농 커피는 2006년 1억7천만원, 2007년 3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히말라야의 선물’ 인기에 힘입어 2008년엔 페루 커피 ‘안데스의 선물’을 론칭했다. 매출은 9억5천만원까지 치솟았다. 아름다운가게에서 사온 ‘착한 커피’를 판매하는 커피숍은 지난해 말 100여 곳으로 늘었고, 홈에버 등 일부 대형마트를 비롯해 전국 500여 매장에서도 이를 판매하게 됐다. 아름다운가게는 이르면 오는 3월, 우간다 커피인 ‘킬리만자로의 선물’을 새로 출시한다.
‘착한 커피’의 매출이 수직 상승하는 만큼,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이익도 커진다. 세계공정무역협회(FLO)는 커피 1kg당 3.19달러를 권장가격으로 제시하지만, 아름다운가게는 4.35달러를 생산자에게 지급한다. 또 전체 매출액의 10%를 생산자 지원금으로 적립해 학교 설립 등을 돕는데, 지금까지 8500만원이 쓰였다.
한수정 아름다운가게 무역사업부 캠페인팀 간사는 “착한 커피 매출이 늘어난 건 품질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운가게 오프라인 매장과 자체 쇼핑몰,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은 높고, 그 시장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느냐가 공정무역 확대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공정무역 제품은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도 공정무역 운동 확산의 걸림돌이다. 하지만 박창순 한국공정무역연합 대표는 “초콜릿의 예를 들자면 화학비료와 농약, 식품첨가물로 만든 초콜릿과 유기농 초콜릿 가격이 같겠냐”며 “공정무역 제품은 대부분 유기농인데, 가격을 비교하려면 품질이 같은 유기농 제품과 비교해야지, 일반 초콜릿과 비교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공정무역 시장’이 존재한다는 건 과 예스24,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하는 착한 초콜릿 캠페인에서도 증명된다. 예스24에선 공정무역 초콜릿 매출이 하루 500만원까지 치솟아 지난 2월11일 품절되고 말았다. 댓글도 2월13일 오후 1300건을 넘었다. 예스24는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앞으로 커피와 잼 등 다른 공정무역 상품 판매도 검토하기로 했다. 예스24에 초콜릿을 공급하는 한국공정무역연합 쪽은 “주문이 폭주해 포장·배송하느라 녹초가 되고 있다. 이런 열기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말고, 공정무역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으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착한 초콜릿’ 품절, 포장하느라 녹초네이버 해피빈에서 진행 중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캠페인엔 2월13일 오후까지 2384명이 참여해, 816만1500원을 모금했다. 지난해 넉 달 동안 진행된 캠페인 기간의 모금액 172만4900원보다 4배 넘는 액수가 불과 열흘 만에 모인 셈이다.
한편, 포털 사이트 다음은 착한 초콜릿으로 시작한 의 ‘지구를 바꾸는 행복한 상상-Why Not’ 시리즈를 정기적으로 미디어다음 톱 페이지에 게재하기로 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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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도 퍼진 달콤한 운동
▶ 꽃남들의 ‘착한 초콜릿’ 유혹
▶ ‘착한 초콜릿’ 향기 은은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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