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없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없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가 없었다면 마이크로크레디트가 지금처럼 세계적인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기업이 변하려면 혁신적 사고를 가진 기업가가 필요하며, 사회가 변하려면 사회 혁신가가 있어야 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변화를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이 위기를 맞은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위기에 따른 실업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사회적 기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헌옷 등 기증받은 물품을 판매하고 매출액을 취약계층 및 시민단체 지원 등에 쓰는 ‘아름다운가게’가 대표적이다. 러시아 연해주 동포들이 만든 청국장을 들여와 팔고 판매 수익으로 다시 가난한 동포를 돕는 ‘바리의 꿈’도 그들 중 하나다.
전문성과 현장성 균형잡힌 교육
한국에는 역사는 짧지만 사회적 기업을 키울 법·제도가 마련돼 있고 여기에 뛰어들 헌신적 활동가들도 많은 편이다. 정부가 ‘사회적 기업 육성법’에 따라 인증한 218곳의 사회적 기업 외에도, 협동조합·자활후견단체 등 민간 부문에서 사회적 가치를 위한 경제활동을 펼치는 넓은 의미의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인력이 이미 60만여 명이다. 이런 사회적 기업이 지속 가능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려면 ‘사회 혁신을 지향하는 사람’이 필수적이다. 경영 전문 지식과 시민사회에 대한 이해를 고루 갖춘 인적 자원이 필요한 것이다.
때마침 전문성과 현장성을 갖춘 교육·연구기관이 시민사회 현장 전문가와 함께 균형 잡힌 교육을 제공하는 ‘2009 사회적 기업가 학교’(학교장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문을 연다. ‘국내 최초 민간 주도 사회적 기업가 교육’이란 실험에 나선 이 학교는 한겨레경제연구소, 성공회대 사회적기업연구센터, 한국의료생협연대, 사회적기업지원센터 등이 함께한다.
2009 사회적 기업가 학교는 크게 기초 및 분야별 과정, 경영 전문 과정의 두 분야로 나눠 운영된다. 기초 및 분야별 과정에서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전반적 이론과 사례 △사회적 기업 설립에 대한 워크숍과 실습 △보건·의료·복지 분야 협동조합형 사회적 기업 설립과 운영 사례 등을 교육한다. 경영 전문 과정에서는 실습과 전문가 특강 등을 통해 △국내외 실제 경영 사례를 통한 전문 경영 교육 △사회 혁신을 지향하는 청년들의 창업과 취업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적 활동 등을 제공한다. 신영복 교수 등 명사들의 특강과 선배 사회적 기업가들과의 만남 기회도 갖는다.
기초·전문 과정 나눠 24일까지 모집
이 학교는 사회적 기업 대표 및 실무자, 사회적 기업 지원체나 비영리 단체 관계자, 사회적 기업에 관심 있는 청년 등을 대상으로 하며, 수강생 모집은 오는 7월24일까지 진행된다(문의 02-710-0084). 이후 선발 과정을 거쳐 7월 말에 최종 수강생을 발표한다. 교육 기간은 9월부터 11월까지 약 3개월이다.
학교장인 신영복 교수는 “사회적 기업은 여러 면에서 새봄을 시작하는 죽순과 같으며, 사회적 기업가의 끊임없는 변화와 창조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기업가 학교는 혁신을 지향하는 사회적 기업가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가 학교는 ‘미래의 유누스’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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