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초입에 금융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신자유주의적 시스템에 파열구가 생긴 것은 인류를 위해서도 잘된 일이다.” 이 ‘합리적 보수’의 대표인사로 선정한 윤여준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의 말이다.
지난 20세기 말, 우리는 21세기는 20%의 가진 자와 80%의 무산자(無産者)로 이뤄진 ‘2 대 8 사회’가 될 것이라는 우울한 예언을 당연히 여겼다. 이 예언은 ‘88만원 세대’ ‘비정규직’ ‘청년실업’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1980년대부터 대세를 이뤘던 신자유주의 시스템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대량·효율·경쟁·개발·정복으로 상징되는 20세기 가치의 대체물이 필요하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다.
21세기적인 가치는 뭘까?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평소 21세기의 미래상에 대해 “생태적인 사회, 문화와 예술이 좀더 침윤되는 세상, 투명성과 책임이 좀더 강화되는 사회, 지구화와 세계화가 진전되면서도 동시에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사회, 물질적인 성장보다는 삶의 질과 개인의 복지가 훨씬 더 요구되는 사회, 지식과 정보가 경계 없이 흘러오고 흘러가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존재는 누구일까?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적응시킨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사람은 고집스럽게 세상을 자신한테 적응시키려 한다. 그래서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고 갈파한 바 있다.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은 기존 질서를 거부해야 한다. 해체해야 한다. 은 지난 2월부터 ‘Why Not’ 시리즈를 통해 ‘착한 소비’로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을 소개해왔다. 두 번째 시즌으로 5월부터는 ‘착한 생산’과 ‘착한 기술’로 세상을 바꾸려는 기업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박원순 이사가 상상한 그런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사회혁신기업’에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는 ‘사회적 기업’이란 용어가 쓰이고 있지만, 은 이 기업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사회를 바꾸는 일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사회혁신기업’이라고 표현하기로 했다.) 21세기에도 시장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라는 체제는 유지될 것이다.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는 기업이다. 기업을 바꿈으로써, 그 생산 방식과 유통 방식을 바꿈으로써 종국엔 사회를 혁신하고 바꿀 수 있다.
이 사회혁신기업의 요람 ‘Sopoong’과 함께 선발한 인턴기자들과 의 의뢰를 받은 해외 거주 독자들이 나라 안팎에서 변화하는 지구, 변화하는 기업들의 생생한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