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강가 들판에 간간이 여우비가 흩뿌렸다. 강의 본류가 소멸하는 남쪽으로는 태풍이 지난다고 했다. 해거름 뉘엿한 하늘 위로 몇 개의 점이 소금쟁이처럼 떠다니기 시작했다. 점들은 짙어지고 굵어지며 수를 불려가다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었다. 그 사태를 사람의 무딘 시력은 아날로그로 좇을 수 없었다. 순간이동 하듯 낮아지던 점들은 정체를 눈대중할 수 있는 높이에서 화살비처럼 몰아닥치거나 눈보라처럼 휘몰아치다, 이윽고 제풀에 수북이 내려앉았다. 윤슬처럼 반짝이는 지저귐이 한발 앞서 착지했다.
제비떼가 처음 발견된 건 2018년 9월15일 경북 영주시 평은면 강동리 들녘이었다. ‘내성천의 친구들’이라는 모임 사람들은 내성천 제방 위를 걸으며 월례 생태 답사를 하던 중이었다.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규모였다. 남하하던 제비떼가 태풍을 피하려고 잠시 기착한 거라 여겼다. 일주일 뒤 다시 들렀다. 제비떼는 떠나지 않고 있었다. 탐조 전문가인 박중록 ‘습지와 새들의 친구’ 운영위원장이 개체 세는 요령을 일행에게 일러줬다. 몇 사람이 영역을 나눠 그물 던지듯이 세어나갔다. 어림잡아 3만여 마리였다.
그 뒤로 제비떼는 해마다 내성천 유역에서 한여름부터 가을까지 머물렀다. 저 두 계절이 일러주는 건 이곳 제비가 ‘강남’에서 돌아오는 무리가 아니라 강남으로 떠나려는 무리라는 사실이다. 개체 수는 어느덧 10만 마리를 훌쩍 넘어섰다. 한반도 전역에 퍼져 있던 제비들이 원양을 건너기 전 체력을 기르고 편대를 이루려고 찾아든 결과였다. 내성천 유역은 거대한 제비 숙영지로 자리잡았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제비 숙영지는 제주시 일원 말고 없었다. 오랫동안 제비 생태를 연구해온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환생교)의 오광석 교사는 “일본에는 제비 숙영지가 10곳 넘게 있고, 민·관이 함께 체계적으로 연구와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며 “우리도 국내 내륙을 뒤졌지만 여태 더 찾지 못했다”고 했다. 새로 찾는 일보다 급한 일이 있다. 내륙의 유일한 제비 숙영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2020)는 폐허로 버려진 콘크리트 건물에서 시작한다.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이다. 5만 명이 살던 이 도시는 1986년 4월26일 핵발전소 폭발로 소개령이 내려진 뒤 여태 아무도 살지 않는다. 영화 속 유일한 인간 출연자이자 내레이터인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건물 안으로 들어서서 인간이 버리고 간 잔해들을 더듬는다. 촬영 당시 93살이던 그는 평생 극지에서부터 밀림, 사막, 물속까지 지구 곳곳을 돌며 야생 세계를 탐구해온 영국의 저명한 동물학자이자 방송인이다.
“(체르노빌 참사를) 인류 역사상 가장 값비싼 비용을 치른 환경재앙이라고들 하는데, 그나마 일회성 비극이었다. 이 시대의 진정한 비극은 눈에 띄지 않는 채로 매일 전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러닝타임 87분 대부분을 자기 생애에 얼마나 많은 야생 지대와 생물 다양성이 파괴돼왔는지 사례와 수치를 들어 회고하던 애튼버러는 “우리 종이 지속 가능하려면 이제 맹목적인 성장을 중단하고, 하나의 종이 번성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다른 종들도 함께 번성해야 한다는 균형과 공생의 원리를 배워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마지막 장면은 다시 체르노빌이다. 시작 장면에서 보이지 않던 녹색 풍경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다. 여우가 숲을 뒤로하고 건물로 들어선다. 야생말은 건물과 나무 사이를 거닐고, 깨진 유리창 너머로는 사슴과 늑대가 지나간다. 인간이 참사를 일으키고 떠난 도시는 울창한 숲으로 뒤덮이고, 수많은 야생동물의 안식처로 자리잡았다. 애튼버러는 “우리가 아무리 막대한 실수를 저질렀어도 자연은 마침내 극복한다. 우리에게도 바로잡을 기회가 남아 있다”고 클로징 멘트를 한 뒤, 구부정한 몸으로 숲을 향해 걸어간다.
사람들은 터전을 비워야 했다. 체르노빌 같은 폭발 사고는 없었다. 다만 지칠 줄 모르는 토건이 있었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의 대미를 영주댐(경북 영주시 평은면) 건설로 장식하고자 했다. 총연장 110㎞의 내성천 1급수를 가뒀다가 낙동강 본류를 맑히기 위해 흘려보낸다는 계획은 토목학이나 수리학보다 공상과학에 가까웠다. 낙동강 본류에 보 8개를 세워 물을 맑게 하겠다던 계획부터가 헛소리였음을 자인하는 꼴이었다. 맑아진 본류에 굳이 지천의 물을 더 쏟아부을 필요는 없을 터였다.
댐 건설 계획은 그대로 소개령이 됐다. 댐 상류인 영주시 평은면과 이산면 일대 350만 평은 수몰예정지구로 지정됐다. 수생생물로 진화할 수 없는 사람들은 산 위로 올라가는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2009년 댐 공사가 시작되자, 산 중턱 위로 다리를 놓고 순환도로를 내는 공사가 뒤를 이었다. 중장비 소음이 산비탈에 튕겨 메아리쳤고, 떠나지 못한 이들은 한나라군에 포위된 초나라 군사처럼 그 소리를 들었다. 마을 안팎을 잇는 다리마저 끊기면서 ‘사면초가’는 완성됐다.
내성천은 모래가 흐르는 강이었다. 경북 봉화군 발원지부터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예천군 삼강 나루까지, 모래는 너비 100m를 넘나드는 제방 사이로 아득히 펼쳐져 있었다. 어지간해서 사람 무릎을 넘지 않는 물은 셀 수 없이 사행했고, 바람에 밀려 마실 가듯 모래 위를 흘렀다. 물과 함께 모래도 입자 단위로 흘렀다. 이동 거리는 물과 모래가 다르고, 모래끼리도 달랐다. 떠나고 머무는 그 차이가 내성천 어디에나 데칼코마니 수채화 무늬를 무수히 그렸다가 지우고 다시 그렸다.
그런 내성천에 2009년 12월 댐 공사가 시작되면서 물길이 막혔다. 모랫길은 본댐 13㎞ 위에 세운 유사조절댐에 의해 물보다 먼저 막혔다. 물과 모래가 함께 흐르던 내성천의 모습은 가뭇없이 사라졌다. 그대로 생명의 흔적도 사라지는가 싶더니, 제방 안쪽으로 풀과 나무가 번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강 유역에서 물러나자 논밭으로도 풀과 나무가 들어찼다. 무성해진 수풀 사이로 기거나 걷거나 나는 동물들이 속속들이 스몄다. 애튼버러가 말한 ‘안식처’가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었다.
지율 스님과 ‘내성천의 친구들’은 그 소멸과 생성의 계통을 좇아 매달 현장조사를 벌였다. 스님은 2011년부터 평은면 동호리 제방 위에 홀로 천막을 치고, 상·하류를 오가며 변화를 낱낱이 기록해온 터였다. 천막은 5년 만에 강제 철거됐으나, 스님은 분주히 오갔다. 제비떼는 천막이 철거되고도 얼추 3년 만에 발견됐다. 뒤늦게 발견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컸다. 전국의 제비가 통신선을 가동해 한날한시 집결하기로 결의했을 리는 없다.
풀과 나무와 동물에 견주면, 댐의 기동은 굼떴다. 군사작전 하듯 착공했으나, 걸림돌이 속출했다. 2012년 목표였던 준공은 차일피일 미뤄지다 2016년 12월에야 겨우 준공식이 치러졌다. 그러나 모래의 정화기능과 흐름을 상실한 물은 준공식 전부터 악취를 풍겼고, 녹조로 걸쭉해졌다. 내성천의 1급수는 낙동강 본류보다 못한 4급수로 전락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준공식 1년도 되지 않아 총저수율 16%에서 물을 전량 방류했다. 준공식을 하고도 환경부의 준공 승인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었다.
물이 들었다 빠져 습지 식생을 이룬 이듬해, 제비들이 날아들었다. 지율 스님은 “350만 평 들판에 숲이 차고, 농약을 치지 않아 먹잇감 벌레도 풍성해지고, 습지여서 천적으로부터 안전하고, 인근에 마을들이 있어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습성과도 맞아떨어지고…, 우리나라에는 그만한 데가 다시없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스님은 내성천 일대의 지형적인 특성도 함께 짚었다. 주변의 산들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길목의 산들도 그리 높지 않아, 낮게 비행하는 제비가 찾아들기에도 수월했을 거라는 얘기였다.
박중록 ‘습지와 새들의 친구’ 집행위원장은 “제비 입장에서는 강남으로 떠나기 전에 쉬어갈 데가 없어 그냥 통과했는데, 드디어 쉬면서 먹이도 구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무리를 지을 곳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1970년대에는 서울 태릉의 배 과수원에 수만 마리 숙영지가 있었다고 하고, 부산 을숙도에도 대교가 들어서기 전에는 숙영하는 제비떼가 보였다”며 “개체 수가 10만 마리를 넘는 건 이례적이다. 제비떼가 쉬어갈 곳이 그만큼 희소하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8월14일 이른 새벽, ‘내성천의 친구들’과 함께 영주시 이산면 두월교 위로 올라섰을 때였다. 동트기 전 장막 같은 어둠이 지저귐 소리로 술렁였다. 스타카토로 끊어지는 소리가 쉼표 하나 없이 잇닿아 긴 선율을 이뤘다. 사위가 희붐해지자, ‘환생교’에서 활동하는 이용철 교사가 소리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다리 아래 옛 제방 쪽으로 탐조 망원경의 초점을 맞췄다. 렌즈 너머로 가지마다 다닥다닥 매달려 달싹이는 것들이 어렴풋이 보였다. 소리 정보 없이는 실체를 추정할 수 없는 형상이었다.
제비들은 단거리 선수처럼 일시에 날아오르지 않고, 마라톤 선수처럼 줄지어 날아올랐다. 비상한 뒤로는 수면과 허공 사이를 스치듯 맹렬하게 오르내렸다. 어느 안무가도 연출하지 못할 이합집산의 군무가 한가득 펼쳐졌다. 하늘을 향해 하릴없이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이, 제비들은 어디론가 불려가듯 제가끔 무리 지어 날아갔다. 지율 스님은 “물이 차지 않은 두어 마장 위쪽 들녘이 먹이활동 터”라고 일러줬다. 다리 아래를 다시 내려다봤다. 방금 전까지 제비들로 가득 찼던 나무들의 아래쪽이 절반 남짓 물에 잠겨 있었다.
제비떼가 처음 나타났던 평은면 강동리에서 이산면 두월리 숙영지까지는 직선으로 8㎞ 거리다. 2019년 9월 수자원공사는 영주댐의 물을 다시 채우기 시작했다. 건설사(삼성물산)의 하자 보수 기간이 끝나기 전에 시험 담수를 하는 거라 했으나, 머잖아 상류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녹조로 오염된 물이 강동리 수풀부터 삼켰다. 제비떼는 우듬지만 남았을 때 상류로 이동했다. 2022년까지 숙영지는 세 번 옮겨졌고, 두월리 숙영지는 수자원공사의 관리 수위 언저리에서 위태로워 보였다.
제비떼 10만 마리에 대한 공식 기록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2009년부터 해마다 영주댐 건설에 따른 사후환경영향조사가 진행되지만, 기록되는 개체 수는 100마리 안팎이다. 가장 많았던 2018년에 212마리였다. 제비떼 숙영 기간은 조류 조사 일정에서 빠져 있다. 사후환경영향조사를 주관하는 환경부는 2010년 제비를 기후위기 환경 지표종으로 지정하고, 해마다 전국 단위의 서식 실태 조사도 별도로 하고 있다. 제비떼 10만 마리는 조사되지 않았다. 꼼꼼한 자료가 첨부된 숙영지 보호 청원도 귀에 대고 외치듯이 들어갔다. 회신은 없었다.
두월리가 제비 숙영지임을 보여주는 상징물이 하나 있기는 하다. 2023년 3월8일 두월삼거리에서 ‘두월리 표지석’ 제막식이 열렸다. 각급 기관장들과 마을 유력인사들이 모두 나섰다. 7m나 되는 표지석 상단에는 날개를 펴고 나는 제비 한 마리가 새겨져 있다. 마을 사람들은 제비를 반겼는지, 2023년 ‘내성천의 친구들’의 제비 숙영지 보호를 위한 행사에도 여럿이 참여했다. 마을회관에 모여 하늘하늘한 천에 한땀 한땀 제비를 수놓고, 경남 창녕 우포의 아이들로 구성된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과 함께 <반갑다 제비야> 노래도 서툴게 따라 불렀다.
2024년 5월31일 지율 스님과 두월리 제비 숙영지를 다시 찾았다. 전국의 제비떼가 몰려들기에는 아직 일렀다. 두월교에 올라서 스님이 허공에 대고 “얘들아” 하고 외쳤다. 사후환경영향조사에 기록된 개체 수 못지않은 제비들이 금세 머리 위를 맴돌았다. 마을 제비였다. 다리 아래 제비 숙영지는 2년 전과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나무들은 우듬지만 아슬아슬하게 남은 채 물에 잠겼고, 그런대로 물을 막아주던 옛 제방은 아예 사라지고 없었다. 지난겨울 유사조절댐의 문을 열어 물을 뺀 다음 중장비를 동원해 밀어버렸다고 스님이 일러줬다.
수자원공사는 제방 철거 이유를 묻는 지율 스님의 질의에 이렇게 회신했다. “기존 제방으로 인한 정체수역 발생, 수질 악화 등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지속적인 철거 요청이 있었습니다. 이에 최근 제방 일부를 우선 절개하였으나, 유수 소통 효과가 미미하여 전면 철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2023년 12월5일). “주민 요청에 의해 추진되는 공사로, 최근 두월1리 및 2리 이장님께 사업 설명 후 지역주민들의 숙원 사업임을 재확인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2023년 12월20일). 제비를 수놓고 노래 부르던 이들이 민원인이라는 얘기였다.
이보다 앞서 2023년 4월 중순에는 지역 언론들이 두월리 옛 제방이 “수질 오염을 부추긴다”는 기사를 하루 이틀 어간으로 잇따라 보도하는 일이 있었다. 옛 제방 때문에 1㎞ 아래 유사조절댐 부근에서 붕어가 집단 폐사했다는 내용도 거의 일치했다. 이태 전 들렀을 때나 지난 5월 말 들렀을 때도, 수질은 두월리 옛 제방보다 영주댐에 가까울수록 나빴다. 그러나 두월리보다 댐에 가까운 제방들은 예전처럼 물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2023년 4월은 영주시민 3만여 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민원을 낸 때이기도 하다. 수몰지역의 문화재 이전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주댐 준공 승인이 나지 않아 3800억원 규모의 수상·수변 관광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거였다. 지역의 정치권과 언론도 합창했다. 권익위는 8월9일 수자원공사·환경부·영주시·경북도와 회의를 연 뒤 “문화재 이전·복원 사업비를 정산해 댐을 준공하도록 조정했다”고 밝혔다. 문화재 문제를 돈으로 푸는 자리에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은 빠졌고, 환경부는 8월22일 준공을 승인했다.
더없이 공교로운 이 일련의 서사가 하나같이 가리키는 건 ‘3800억원’이다. 그런데 3800억원은 무엇과 교환할 수 있는 가치이고,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물음도 품고 있다. 영주댐에 투입한 1조4천억원은 내성천과 맞바꿀 수 있는 거였는지, 그 돈을 어떻게 나누는 게 맞는지 공론화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3800억원은 10만 마리 제비떼와 견줄 수 있는가, 1조4천억원의 분배에서 소외됐던 숙영지 주민들이 3800억원의 일부라도 얻으면 분배 정의에 다가가는가. 토건의 실패를 토건으로 다시 덮는 회로에는 어떤 답도 들어 있지 않다.
“사람들이 살아야 제비가 살죠/ 제비들이 살아야 사람도 살죠.”(<반갑다 제비야>, 우창수 작사·작곡)
내성천 제비를 노래한 가사의 순서가 절묘하다. 역순이었다면 제비의 가치는 인간주의를 받치는 도구로 한정된다. 가사처럼 사람의 생존이 제비 생존의 조건절이 될 때라야 사람과 제비는 나란해진다. 그리하여 사람도 제비에 기댈 수 있게 되고, 연대와 서로 돌봄의 순환이 열린다. 제비는 사람이 길들이거나 먹이를 주지 않는데도 사람 곁에서 친화성과 독자성을 동시에 지켜온 유일한 종이다. 제비가 위태로운 건 사람이 위태롭다는 방증이다.
올여름에도 내성천에 제비떼가 돌아올지는 때가 돼봐야 알 수 있다. 제비 숙영지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영화 <내성천 하늘을 날아오르다>(감독 지율 스님) 공동체 상영 운동도 그중 하나다.
영주·예천=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내성천 하늘을 날아오르다>는 2024년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처음 상영됐다. 2018년 9월15일 경북 영주시 평은면 강동리 들녘에서 제비떼를 발견했을 때부터 2023년 10월까지 영주와 봉화 등지의 마을 제비, 내성천 유역 제비 숙영지들의 제비떼, 수몰 위기에 빠진 숙영지와 이를 지키려는 사람들을 영상에 담았다.
제비떼의 경이로운 군무가 심미적인 경험을 안기지만, 영화는 공동체 상영을 통한 제비 숙영지 보호 활동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경남 창녕 우포늪 생태 체험장을 시작으로 영주, 대구,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 곳곳의 종교단체, 독립서점, 생활공동체, 초등학교 등에서 공동체 상영이 이어지고 있다. 관객 수 15명만 넘으면 상영할 수 있다. 상영 문의는 전자우편(chorokgm@naver.com)으로 하면 된다. 유튜브(www.youtube.com/watch?v=NIdNf9k_SHw)에서 예고편을 볼 수 있다.
영화는 <모래가 흐르는 강>(2013), <내성천, 물 위에 쓰는 편지>(2014)에 이은 지율 스님의 세 번째 내성천 다큐멘터리다. 2024년 10월에 열리는 체코 이흘라바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도 초대됐다. 스님은 현재 <내성천 하늘을 날아오르다> 2편을 편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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