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윤석열 검찰’의 고발장 의혹이 정치권을 흔들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측근 참모 중 하나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2020년 4월 초 범여권 인사를 고발하는 두 개의 고발장을 야당에 건넸다는 의혹이죠. <한겨레21>은 2020년 4월 ‘윤석열 검찰’이 마주한 상황을 돌아보는 기사를 썼습니다. 당시 대검은 2020년 2월~3월 말 터진 윤석열 가족의 비리 의혹과 검-언 유착 사건에 대응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기사를 다 쓰고 나서도 하루하루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간지 특성상 기사가 나간 뒤에 또 다른 뉴스가 나와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표지이야기가 인터넷에 나간 9월10일에는 제보자 조성은씨가 자신을 공개하고 나섰습니다. 제보자가 공개되자 조성은씨의 과거 이력이 조명됐습니다. 조씨는 2014년 지방선거 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도우며 정치에 입문했고 2016년에는 국민의당에 입당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그는 2020년 브랜드뉴파티라는 청년정당 창당에 도전했다가 미래통합당에 들어가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임명됩니다. 조씨가 8월11일 박지원 국정원장과 만난 사실도 새롭게 공개됐습니다. ‘윤석열 검찰’ 고발장 의혹이라는 프레임에 대해, 윤석열 캠프 쪽은 ‘박지원 게이트’로 명명하며 판세를 뒤집어보려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특종이 나오며 다시 검찰로 눈길이 집중되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3월 대검서 윤석열 장모 의혹 대응문건 작성’이라는 제목의 기사 때문인데요. 이 기사를 9월14일 단독 보도한 <세계일보>는 보도의 출처가 어딘지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문건의 개요와 작성 주체, 시기는 단정적으로 밝혔습니다. 윤 전 총장의 장모가 직접 연루된 4개 사건에 대해 정리한 3쪽 분량의 문건이 2020년 3월 대검에서 작성됐다는 거죠. 당시 의정부지검이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가 은행 잔고 증명서를 위조해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윤석열은 현직 검찰총장이었습니다.
<한겨레21> 기자는 한 주의 이슈를 매주 목요일까지 정리해서 기사를 써내야 합니다. 아무리 급변하는 이슈라 해도, 기사가 금요일에야 나오는 ‘숙명’을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윤석열 검찰’ 고발장 의혹처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팩트가 나오는 이슈는 쫓아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기사를 쓰면서 ‘주간지 기자는 어떤 기사를 써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쉽지만 지난 기사에서는 2020년 4월 ‘윤석열 검찰’을 돌아보는 데 그쳤는데요. 쉽게 끝나지 않을 듯한 이 이슈에서 어떻게 새로운 팩트를 발굴할 것인지, 적어도 독자가 이슈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취재하고 기록하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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