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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21’을 알 때까지 자라라

등록 2018-01-06 15:34 수정 2020-05-02 19:28
김옥곤 제공

김옥곤 제공

케이블방송국 콘텐츠 사업본부에서 신규사업 개발을 하는 독자 김옥곤(45)씨는 직장에서 알아주는 ‘딸바보’다. 맞벌이를 하는 아내가 힘들게 얻은 딸이라 더 소중하다. 딸이 요즘 글자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잡지나 신문을 보고 있으면 슬며시 다가와 읽어달라고 한다. 2017년 12월28일 밤, 막 딸을 씻기고 나온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을 언제부터 봤나.

군대에 다녀오고 대학에 다니면서 보기 시작했다. 당시엔 어느 과든 ‘꽈방’(과학생회 사무실)에 이 무슨 ‘족보’라도 되는 양 비치됐다. 잡지가 새로 오는 날이면 서로 먼저 보려고 경쟁이 치열했다. 물론 외부 유출은 절대 금물이다. 한 친구가 을 화장실에 들고 갔다온 게 발각돼 과학생회 차원에서 1개월 구독 정지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웃음)

딸과 함께 읽는다고 들었다.

딸이 이제 7살이다. 내년이면 학교에 들어간다. 요즘 글자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동화책도 혼자 읽는다. 내가 잡지나 신문을 읽고 있으면 옆에 와서 읽어달라고 한다.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설명해달라고도 한다. 그 덕인지 어린이집 단어왕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 상장도 받아왔다.

가장 인상 깊게 본 기사는?

제1176호 표지이야기 ‘노키즈존’이 인상 깊었다. 아무래도 내 처지에 맞는 기사이다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아이가 너무 시끄럽게 굴거나 부모가 통제를 안 할 경우 업주가 주의를 주면 되지 않나. 아예 출입문에 금연 경고문처럼 ‘노키즈존’ 딱지를 붙여놓은 걸 보면 참 무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기사를 주로 다뤘으면 하나.

실생활에 유용한 경제 기사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환경, 과학, 신기술 관련 심도 깊은 정보들도 다뤄졌으면 좋겠다.

에 바라는 점은?

김수영의 ‘사랑의 변주곡’ 마지막 구절에 보면 “아들아… 사랑을 알 때까지 자라라”란 구절이 있다. 이렇게 바꿔보겠다. ‘딸아… 을 알 때까지 자라라.’ 딸이 커서 혼자 을 사볼 수 있을 때까지 매주 빠짐없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사람과 스토리 그리고 기술이 어우러진 미디어의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밀레니엄 세대의 어법에 맞게 편집 방향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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