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독자편지

등록 2016-08-24 21:15 수정 2020-05-03 04:28
<font color="#008ABD">페이스북 독자 커뮤니티 ‘21cm’에 Yeji Irene Lee님이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전진식 기자도 댓글로 답을 남겼습니다. 다른 독자 몇 분도 의견을 내셨습니다. 이를 요약·발췌해 싣습니다. </font><font color="#00847C"><font size="4">*Yeji Irene Lee님</font></font>
박승화 기자

박승화 기자

안녕하세요, 을 정기구독하는 독자입니다. 이번호도 잘 받아보았습니다. 개편된 구성도 좋았고, 양질의 기사를 언제나처럼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글을 이번호에서 발견해서 글을 남깁니다. 전진식 기자님의 <font color="#C21A1A">‘책무덤에서’</font>라는 글입니다.

한국에서 흔히 ‘아가씨’로 호명되는 집단에 속한 20대 여성으로서 이 기사가 굉장히 불쾌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비좁은 출퇴근길 버스에서 의도치 않게 신체를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되어 기사 소재로 쓰인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 여성에게도 이런 사실이 ‘전율’ ‘떨림’ ‘사랑의 시작’으로 느껴지겠습니까? 기자님은 을 구독하는 독자 중에도 해당 여성 또래의 독자들이 있으며 그들도 이 글을 읽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글을 쓰신 것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더구나 이번호에는 김연경 선수 관련 기사도 실렸습니다. 아이 낳지 않는 여성에게 쏟아지는 편견 어린 시선들을 비판하는 칼럼도 있었고요. 강남역 살인사건과 관련해서도 여성혐오 범죄 관련 분석 기사를 충실히 전달해주던 매체이기도 했는데, 이런 모습이 어떻게 함께 공존할 수 있는지 좀 의문이 듭니다.

어쩌면 기자님은 그저 별 생각 없이 본인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쓰신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길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한국 여성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경험해보았으리라 장담할 수 있는 불쾌함, 그리고 불쾌함을 넘어선 공포와 두려움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인지해주시고, 지금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공감해주시길 바랍니다.

기자님께서는 절박한 심정으로, 사회의 개선을 꿈꾸며, 독자에게 전율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절박함’이 과연 ‘이성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중년 남성의 성욕’ 같은 진부한 통념에 비유되는 것이 최선이었을까요? 적어도 저로서는, 그 뒤에 가려진 여성의 목소리를 정치적으로 대변하기 시작하는 글에서 두근거림을 느낍니다. 다음 에서는 그런 종류의 ‘전율’을 느껴보고 싶네요.

<font color="#00847C"><font size="4">*오현섭님</font> </font>

남자로서 아주 가슴 아픈 지적입니다. 양성평등에 관심을 가진 저도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거쳐온 수많은 폭력적 사회화로 인해 인식하지 못하는 폭력들이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이런 목소리들이 계속돼야만 무지한 남성들의 귀가 조금씩 열릴 것 같습니다.

<font color="#00847C"><font size="4">*전진식 기자</font> </font>

글을 쓴 전진식입니다. 지적하신 말씀 모두 공감합니다. 사회적 맥락에서 제 글을 다시 읽으니 한계와 경솔, 불충분한 사유가 드러납니다. 부끄럽습니다. 진심을 솔직하게 전한다는 생각이었는데, 거듭 읽어보니 한참 모자라는 글이네요. 죄송합니다. 더욱 신중한 기사를 쓰기 위해 애쓰겠습니다. 날카로운 지적을 해주신 Yeji Irene Lee님 고맙습니다.




독자  퍼스트  언론,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


전화신청▶ 02-2013-1300
인터넷신청▶ <font color="#C21A1A">http://bit.ly/1HZ0DmD</font>
카톡 선물하기▶ <font color="#C21A1A">http://bit.ly/1UELpok</font>
<font color="#006699">* 캠페인 기간 중 정기구독 신청하신 분들을 위해 한겨레21 기자들의 1:1 자소서 첨삭 외 다양한 혜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font>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