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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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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편지

등록 2016-11-26 18:18 수정 2020-05-03 04:28
* 독자편지정기독자 서비스의 일환으로 매주 안수찬 편집장이 독자 커뮤니티(https://www.facebook.com/groups/h.21cm/)에 칼럼 ‘만리재에서’를 선공개합니다. 제목도 함께 공모하는데요. 응모자 가운데 한 명을 골라 책을 보내드립니다. 안수찬 편집장에게 책을 받은 류승하님이 감상을 전해주셨습니다.

편집장님이 보내주신 잘 읽었습니다. 미국 대선이 겹친 이 시점에 이 책의 내용이 가슴에 콕 박혔습니다. 힐러리와 <cnn> 등 유수 언론이 실패했고, 트럼프는 포착해내는 데 성공한 균열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힐러리는 미 엘리트 중산층의 시각으로만 줄곧 여론을 판단했습니다. 그를 옹호하는 언론과 여론 역시 철저히 그 시각으로만 선거를 바라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은 여론조사에 응답할 시간도, 때로 뉴스나 신문을 읽을 여유조차 없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간교하고 치밀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런 스타일을 겪어 익숙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래전 부시가 그러했듯, 트럼프는 본인의 세계와 무대에선 절대 ‘공식 언어’로 쓰이지 않을 거친 단어를 마구 선정함으로써 무지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세계로 고개를 쑥 들이밀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저 멀리 있는 힐러리, 우리 곁에 있는 억만장자 트럼프’의 구도가 형성돼버렸습니다.
저는 트럼프가 결코 노동자를 위한 세상을 만들 사람도 아니며, 그가 선거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란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접근 방식은 유효했으며, 몇 년 뒤 ‘속았다’고 외칠지 모를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냈습니다. 우울하게도 트럼프는 성공했고, 힐러리는 실패했습니다. 그 간극이 재앙을 만들어낼지 모릅니다. 그 여파는 한국에도 미칠 것입니다.
미국 대선을 이야기했지만 지금 최순실 정국, 그리고 내년 대선을 앞둔 한국도 예외일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주류 언론이 가난을 다루는 방식은 철저히 통계적이고 계산적입니다. 가난한 자가 인생 마지막 벼랑 끝에서 일으킨 범죄는 사회면 기삿거리로 안줏감으로 곧잘 등장하면서 ‘왜’ 그렇게 됐는지는 이야기해주지 않습니다. ‘그냥 미친놈이래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면 왜 기사를 쓰는지 궁금할 때가 엄청나게 잦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은 몸을 낮춰 그 습하고 어두운 땅에 시선을 주는 언론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cnn>은 실패했지만, 은 성공할 거라고 믿는 이유입니다. ‘세상은 당신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누군가 당신들을 그림자 취급해도, 우리는 당신들을 보고 있다. 당신들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단 그러나 ‘트럼프’는 아니다, 그는 거짓을 말한다’고 해줄 수 있는 언론이라 봅니다.
* 독자의 소리
은 11월12일 민중총궐기 현장을 중계했습니다. 시민사회 각계각층이 모인 광장에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우유를 마시며 “차라리 뽀통령!” 피켓을 흔들고, “박근혜 바보”라는 재미있는 피켓을 양손으로 높이 들고, 아빠 목말을 타고 “퇴진! 박근혜”를 외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동심 파괴’ 대통령. 페이스북 현장 중계 뉴스를 보고 한 독자께서 이 배포한 특별판 피켓을 든 아이들의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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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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