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을 참 좋아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한국처럼 언론인들이 자신을 정치가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자신들의 영향력과 존재가 대중과 유리돼 대중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이 잡지는 너무나도 겸손하고 귀를 열어두는 언론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끝까지 추적했고, 기성 언론이면서 카카오와 손잡는 시도를 했고, 짧은 대학 독립언론 시절 젊고 패기 있는 대학 언론과 상부상조하겠다고 나선 곳도 이곳이었습니다.”
뜨거운 ‘사랑 고백’이었다. 오랜만에 가슴 설레는 연애편지를 받은 느낌이었다. “오늘은 문득 이 겸허하고 자부심 높은 시사 잡지를 우뚝 세워주고 싶네요. 기자들 걱정 없이 뛸 수 있는 지원을 하게, 제가 재벌이었으면 참 좋을 텐데요.”
아,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이런 추천 글을 개인 페이스북에 올려준 독자라면 한달음에 쫓아가 따뜻한 커피 한잔이라도 나눠야 할 텐데…. 기사 마감 시간이 닥쳤다는 핑계로 김정인(28)씨에게 커피를 대접하진 못했다. 아쉽지만 차갑고 딱딱한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따뜻하면서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나눴다. 커피는 다음 기회에^^.
에 깊은 애정을 보여줘서 고맙다. 언제부터 “사랑”하게 된 건가. (웃음)
정기구독은 2014년 무렵부터 했다. 실은 대학교 때 독립언론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2014년 이문영 기자랑 ‘대학독립언론네트워크’가 함께 기획 기사도 많이 쓰고 4박5일간 경남 밀양에 농활(제1022호 표지이야기 ‘밀양을 살다’ 참조)도 다녀왔다. 그때부터 쭉 을 봐왔다. 참, 두어 달 전에 정기구독을 끊긴 했다. 취직했는데 회사에서도 잡지를 구독하고 있길래…. 그런데 최근 회사에서 배달이 일정치 않다며 구독을 끊어버렸다. 다시 구독 신청하도록 힘써볼 예정이다. (웃음)
배달이 잘 안 됐다니 죄송하다. 취직한 지는 오래됐나.9개월쯤 됐다. 이제 어느 정도 회사생활에 적응한 단계다, 흐흐. 원래는 기자가 되고 싶어 언론사 입사도 준비했었다.
기자 지망생이었으면 여러 매체를 접했을 텐데 을 유독 사랑하는 이유는.개인적 인연이 있으니 정이 가는 건 당연하고, 기자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경제신문과 대기업 홍보팀에서 인턴으로 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 본 기자들은 내가 만났던 기자들과 달랐다. 홍보팀에 전화 걸어 다짜고짜 반말하는 기자도 있고, 하루 종일 일은 안 하고 노는 기자도 있고. 자기가 뭘 취재하고 싶은지 의욕이 없고 냉소적인 느낌이었다.
너무 칭찬 일색이다. 쓴소리도 좀 해달라.도 그냥 일반적인 한국 언론과 비슷하다. 현장을 묘사하고,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기자의 눈으로 분석하는 데 탁월한 건 맞는데, 그 이상이 없다. 읽으면 딱 한겨레 기사인 걸 알겠다. 예를 들어 사내유보금이나 기본소득 문제에 접근하는 태도 같은 거다. 지지층 입장을 반영해주는 것을 넘어, 전문적 영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기사를 쓴다는 느낌이 든다. 나도 기본소득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지지 논리를 보면 ‘이게 과연 먹힐까?’ 싶을 때가 많다. 외신을 보면 기자들이 학자랑 싸워서 이길 정도로 공부를 많이 하고 논리적이다.
기본소득 관련 기사를 주로 써온 기자한테 뜨끔한 지적이다. 최근 기억에 남는 기사는.세월호처럼 꾸준히 추적하는 탐사보도를 이어가는 점이 좋다. 최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의원 기사를 재밌게 읽었다.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기사도 좋았다.
에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은.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e-북으로도 만들어달라. 한 달에 e-북으로 소설 등 단행본 4권 정도를 보는데 잡지도 e-북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기자들한테는 힘내라고 해주고 싶다. 없는 데서 계속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느낌이라, 기자들한테 항상 죄송하다.
아, 배달이 제대로 안 돼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사를 써서 죄송하다고 했어야 하는데 독자한테 “죄송하다”는 말을 듣다니. 미안하고 또 고맙다. 대신에 김정인씨에게는 이 추진 중인 비밀 프로젝트를 살짝 귀띔해줬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전화신청▶ 02-20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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