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죽었다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전쟁은 전혀 다른 얘기다. 전쟁에 나선 이유조차 불분명하다. 탄도미사일 때문인가? 핵무기 개발 때문인가? 아니면 정권교체가 목적인가? 이 위험천만한 전쟁은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해서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시작됐다.”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가 지역구인 매들린 딘 미국 연방 하원의원(민주당)이 2026년 3월3일 블룸버그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딘 의원은 “2년마다 선거를 통해 심판받는 우리가 국민과 가장 가깝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전쟁을 선포할 권한을 한 사람에게 부여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대통령이 의회와 미국민에게 전쟁 선포를 요청하도록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끝도 없고, 목적도 불분명한 대통령의 이란 공격을 제어하기 위해 전쟁권한 결의안에 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통령은 미국 육·해군의 총사령관 그리고 각 주의 민병이 현역에 소집됐을 때는 그 민병대의 총사령관이 된다.” 대통령의 권한을 규정한 미국 헌법 제2조 2항 1절입니다. 하지만 헌법 제1조 8항 11절은 전쟁을 선포할 권한을 의회에 부여했습니다. 미국은 왕권 국가인 영국과 전쟁까지 벌여 건국한 나라입니다. 딘 의원의 말처럼 미국 헌법 제정자들은 “한 사람에게 지나친 권한이 부여되면 결국 독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믿었습니다.
미국 의회는 무역 갈등 등을 이유로 영국을 상대로 1812년 사상 첫 선전포고에 나섰습니다. 당시 영국은 미국 선원을 ‘병역기피자’로 규정해 해상에서 체포해 강제징집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2년 루마니아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할 때까지 미국 의회는 모두 11차례 전쟁선포권을 행사했습니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상황이 전혀 달라졌습니다.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미군을 참전시켰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의회에서 전쟁 선포 여부를 두고 토론을 벌이는 동안 북한이 남한을 점령하고 전쟁을 끝낼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을 ‘전쟁’이 아닌 ‘작전’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독단적인 무력 사용 제어를 위해 미국 의회는 베트남전이 불을 뿜던 1973년 ‘전쟁권한법’을 제정했습니다. 법에 따라 대통령은 병력 배치 뒤 48시간 안에 의회에 통보해야 합니다. 또 의회가 전쟁을 선포하거나 병력 동원을 승인하지 않으면 60일 안에 배치한 병력을 전원 철수시켜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침공 소식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미국 의회는 그 후에야 국방부 등의 기밀 브리핑을 통해 전쟁 상황을 보고받았습니다. 보고를 받은 의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딘 의원의 표현처럼 전쟁의 명분도, 목적도 불분명했습니다. 목적이 불분명하니 전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무도한 전쟁을 막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미국 상원과 하원은 이란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전쟁권한 결의안을 3월4일과 5일 각각 부결했습니다. ‘한 사람의 전쟁’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세계가 몸서리치고 있습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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