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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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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힐링됐어요!

등록 2015-08-28 21:17 수정 2020-05-03 04:28

“헉!! 문자가 갔나요?? 제가 엄마께 보내려던 거 잘못 보냈어요 ㅠㅠㅋㅋㅋ 죄송해요 ㅠㅠ” 수업 중이라 6시 이전에는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고3 독자 김지원(18)씨에게 미리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답이 왔는데, 어머니께 단박인터뷰를 하게 됐다는 내용을 전하며 주고받던 메시지를 기자에게 잘못 보낸 모양이었다. 헉, 으앙, 하하, 부모님께 다 말씀드렸어요, 기쁨에 넘쳐서 그만… 귀여운 사과가 이어졌다. 가족 모두 소액주주이자 애독자인데, 지원씨가 초등학교 다닐 적부터 잡지를 나눠 봤다고 한다. 가족 중에 누가 가장 먼저 보냐는 질문에 “요즘은 제가 다 잡고 있어서…” 지원씨가 가장 먼저 본단다. ‘고3 우대권’은 이럴 때도 통한다.

김지원 제공

김지원 제공

지금은 통화 괜찮나.

괜찮다. 저녁 시간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을 봤다고.

부모님이 보셔서 같이 봤다. 초등학교 5~6학년쯤부터 봤는데 그때는 만화나 흥미 있는 것 위주로 골라봤다. 지금은 중3인 여동생도 본다.

요즘은 어떤 기사를 먼저 보나.

입시 준비하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본다.

자율학습 시간에 잡지 보는 것은 괜찮나.

사회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오히려 담임선생님이 독려하시는 편이다.

최근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나.

요즘 자소서를 쓴다고 잘 못 봤는데, 의 ‘좋은 기자 프로젝트’ 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꿈이 기자라서 교육연수생들이 쓰는 ‘기자도 모르는 언론 이야기’ 도 흥미롭다.

에서 읽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

탈학교 학생이나 대안학교에 다니는 친구들 이야기를 듣고 싶다. 학교라는 시스템 안에 있는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생각하고 배우는 게 자유로울 것 같은데 그 친구들도 그들만의 고민이 있을 것 같다. 학교 안과 밖에 있는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누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입시가 끝나면 무얼 하고 싶나.

한국사 공부를 하고 싶다. 계속 공부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었다.

공부를 또 하겠다고.

아, 밀린 도 읽고 싶다.

(간곡하게) 친구들이랑 놀 계획은 없나.

(웃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다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

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신청서에도 썼지만 수시 준비하느라 지금 좀 예민하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 힐링됐다, 진짜로.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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