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모바일 세대인 그가 구독하는 유일한 종이 매체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다. 당시에는 “입시 때문에 매일 뉴스를 챙겨볼 시간이 없어서 일주일 단위로라도 시사상식을 넓히려고” 택한 방안이었다.
하지만 박지현(21)씨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구독을 끊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다른 언론에서 짚지 않는, 그렇지만 사회에 중요한 이슈들을 에서는 볼 수 있어요. 그것도 ‘표지이야기’ ‘특집’으로 길게 담아주잖아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답이 튀어나왔다) 당연히 세월호다. 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게 특히…. 나도 잊어가고 있다. 그런데 은 1년 이상 꾸준히 그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사건 해결 상황이 어떤지 전해주더라. 물론 1년 내내 소식이 나와야 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상 조사 등에 진척이 없어서?그렇다. 어떻게 보면 ‘비슷비슷한’ 소식에 지겨워하는 다른 사람들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나는 지난해 4월16일 실시간으로 ‘전원 구조’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가 수업이 끝난 뒤 오보라는 걸 알고 너무나 놀랐다. 언론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알게 됐고. 과거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다른 대형 참사 때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찾아보니 잘 해결된 사례가 안 나오더라. 세월호까지 그렇게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독자엽서에 “이 진보(굳이 ‘편가르기’를 하자면요) 언론에 속하지만,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균형을 갖추고 정세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게 매력”이라고 썼더라. ‘진보 대 보수’라는 틀 자체를 거부하는 느낌이었다. 혹시 이 부담스럽진 않나. (웃음)(진지하게) 이 진보지이지만, 거짓말하는 언론은 아니잖아! 기자들이 현장을 뛰어다니며 취재한 사실을 토대로 보도하는 건데. 진보라는 이유로 일방 비하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자기 생각만 옳다고 여기기 때문이란 생각을 한다. 다른 견해는 아예 듣지도 않은 채. 진보니 보수니 하는 말을 쓰기 싫은 이유는 한국에서는 이런 구분이 공공선, 진정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기보다 편가르기와 밥그릇 다툼에 주로 쓰이는 것 같아서다.
그는 “청년들이 정규직 대신 인턴이나 비정규직만 채우는 현실이 정말 청년들의 눈이 높아서 일어나는 문제인지 기업의 문제인지 궁금하다. 또 한·중·일 역사 전쟁을 다루는 콘텐츠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뉴스를 대량으로 접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에, 오히려 심화될 수 있는 여론 독과점 현상을 걱정했다. “ 기사를 보다가 가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단 말이야?’ 싶어서 충격받을 때가 있어요. 그건 제가 인터넷에서 관련 뉴스를 헤드라인으로 먼저 접하지 못한 사건이라는 의미죠. 우리나라는 양대 포털 사이트의 성향 차이가 커요. 다양한 뉴스를 접하려면 오히려 품이 드는 시대라고 봅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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