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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합시다] ‘운동’에 질색하는 가족들 어찌해야죠?


시민운동 참여 관련 상담해주는 ‘가슴팍 도사’… 홍세화 기획위원의 답은 “인간성의 항체 길러봐요”
등록 2010-01-14 11:44 수정 2020-05-03 04:25
운동합시다

운동합시다

<font color="#006699">나와 우리를 바꾸는 시민운동에 참여하자는 의 ‘운동합시다’ 캠페인이 운동 열기로 후끈합니다. 시민운동 참여 사연이나 활동가를 소개하는 ‘운동을 찾은 사람들’(운찾사), 시민운동 참여와 관련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가슴팍 도사’, 주목할 만한 시민단체를 소개하는 ‘좋은 단체를 소개합니다’(좋단소) 코너는 계속됩니다. 문의 및 접수 sun21@hani.co.kr. 편집자</font>


<font size="3"><font color="#C21A8D">[가슴팍 도사]</font></font>
운동을 찾은 사람들

운동을 찾은 사람들

<font color="#638F03"> Q: 충북 청주에 사는 22살 청년입니다. 신년호에 나온 스텝 ① <font color="#638F03">‘내게 맞는 시민단체 찾기’</font>에서는 C타입 ‘함께 사는 세상형’, 스텝 ② <font color="#638F03">‘시민운동 욕구 측정기’</font>에서는 9점 ‘활동형’이 나왔네요. 군 제대 뒤 프랑스 유학을 준비 중입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2학년까지 마쳤지만 한국의 제도 교육에 환멸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시민단체 ‘학벌 없는 사회’에 가입해 매달 회비도 자동납부 하고, 한 진보 정당의 당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생활에서 몸으로 운동하기엔 망설여집니다. 집안 분위기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아버지는 민주당 지지자인데 진보 정당 얘기만 꺼내면 분위기가 얼어붙습니다. 어머니는 형의 여자친구가 운동권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제를 반대하셨죠. 하나 있는 형은 서울대를 나온 엘리트주의자입니다. 공부 빼면 시체지요. 이 정도면 제가 집안에서 겪는 불통의 답답함을 설명하기에 충분할까요.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저도 결국 과외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청주에 살다 보니 운동의 수도권 집중이 심하다고 느낍니다. 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font>

<font color="#C21A1A"> A: </font>반갑습니다. 젊은이 사이에 사적 욕망만 주로 꿈틀댈 뿐 사회적 열정을 보기 어려운데 젊은 ‘학벌 없는 사회’ 회원을 만나니 무척 기쁩니다.

운동이란 세상을 바꾸려는 모든 모색과 실천이지요. 잘 아시겠지만 세상을 바꾼다는 것,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세상 바꾸는 일’이 쉽다면, 우리에게 남겨진 ‘세상 바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잡초를 없앨 수는 없지만 뽑을 수는 있다”는 오래된 격언도 ‘세상 바꾸기’의 어려움을 전제하고 작은 실천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조직하고 학습하고 선전하라”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나부터 바뀌어야 하니 학습하고, 이웃을 바꿔야 하니 선전하라는 겁니다. 2010년 새해 벽두에 ‘운동론’ 제1장 제1절을 되새겨보려니 조금 쑥스럽네요. 그러나 운동은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운동은 나에게 사회적 존재로서 끊임없는 긴장과 자기성찰을 요구하기 때문이지요. 세상을 바꾸겠다고 했던 숱한 사람들이 거꾸로 세상에 의해 바뀐 것은 긴장과 자기성찰에서 스스로 멀어진 탓이라고 봅니다.

선배(동시대를 사는 선배, 그리고 감히 말하건대, 운동의 선배)로서 젊은 후배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남과 소유물(재산뿐만 아니라 대학 간판, 명함 등까지)로 비교하지 말고 비교당하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경쟁 비교는 버리되 간직해야 할 비교가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의 성숙, 내가 맺는 인간관계의 성숙을 위한 비교입니다. 어제보다 오늘 나는 성숙했나, 또 내가 맺는 인간관계는 오늘보다 내일 더 성숙할 것인가라는 물음이 요구하는 비교만 하라는 것입니다. 집안에서 겪는 소통 불능에 관해 말씀하셨는데, 그 또한 나를 둘러싼 가족 구성원에 대한 평가·분석에 머물지 말고 관계의 성숙을 모색하고 실천할 때 해결의 실마리가 열릴 것입니다.

워낙 물질 만능인데다 경쟁 비교에만 익숙한 사회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가정을 이루면서 소유물로 비교하고 비교당하는 일상에 갇힐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의연해야 합니다. 내 삶을 최종적으로 평가할 사람도, 책임질 사람도 나 자신입니다. 우리에게 자유인의 길을 벗어나도록 하는 강력한 적은 물신과 게으름입니다. 물신에 저항할 수 있는 인간성의 항체를 기를 것, 그리고 자기성숙의 긴장을 풀지 않을 것.

프랑스 유학, 와 1년치 사설을 암기할 만한 능력을 갖춘 뒤에 가시면 어떨까요. 이 세상을 바꿀 운동가로 되돌아오겠다면 그만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후배에게 기대해도 되겠지요.

그전에 작은 실천 하나. 새해를 맞아 ‘학벌 없는 사회’도 회원 배가 운동을 폅니다. 동참해주세요. 충주나 충북 지역에 ‘학벌 없는 사회’ 지역모임이 생긴다면 참으로 좋겠지요.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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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찾은 사람들

운동을 찾은 사람들

<font size="3"> <font color="#008ABD">학벌 없는 사회</font></font>

학벌에 따라 사람을 나누고 절망과 차별을 대물림하는 ‘학벌사회’를 타파하려는 단체입니다. 올해로 딱 10살이 되네요. 이곳에는 ‘학벌사회’에 대해 문제의식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결혼한 동생이 학벌 때문에 고생하고 사는 걸 보고 열불 나서 가입한다는 회원, 회비는 나중에 돈 벌면 내겠다는 중·고등학생 회원, 비록 사교육 시장에 몸담고 있지만 교육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학원 선생님까지 다양합니다.

회원 가입 때 월 5천원 이상의 회비를 선택해 낼 수 있는데요, 소득이 없는 분들도 ‘참여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회원은 매달 1회 월례토론회에서 교육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습니다. 올해는 ‘학교 밖 청소년과 함께하는 인문학 교실’을 경기 성남의 ‘디딤돌학교’와 ‘푸른학교’, 의왕의 ‘더불어가는 배움터 길’과 ‘모락산 아이들’에서 진행합니다. 라는 연구지 발간도 계획 중입니다.

현재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데 ‘착한 가격’에 공간을 임대해주실 분도 연락주세요. 그것 또한 ‘운동의 한 방식’입니다. 약 20여 명의 활동가가 있으며, 상근활동가는 1명입니다. 소풍 가는 기분으로 참여해주세요. 문 활짝 열어두겠습니다. 홈페이지 antihakbul.org, 문의 02-744-7827.

<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tr><td height="22px"></td></tr><tr><td bgcolor="#E7E7E2" style="padding: 4px;"><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 bgcolor="#F7F6F4"><tr><td class="news_text02" style="padding:10px">

<font color="#1153A4">[운동합시다] 나의 찰떡궁합 시민단체는?</font>
<font color="#1153A4">[운동합시다] 나는 얼마나 운동을 갈망하나</font>
</td></tr></table></td></tr><tr><td height="23px"></td></tr></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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