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경남 창원시는 신규 국가첨단산업단지(창원국가산단) 후보지인 의창구 일대 2480필지를 대상으로 1년 동안 진행된 토지거래 156건에 대해 점검한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결과는 ‘문제없음’. 투기 정황이나 위법한 거래는 없었다는 얘기였다. 짧게 정리된 이 보도자료를 보면서 궁금증이 남았다. 무엇이 투기이고 무엇이 위법한 거래일까.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국토교통부의 창원국가산단 지정은 이보다 넉 달 전인 2023년 3월15일 발표됐다. 이튿날인 3월16일 창원시는 곧바로 ‘창원국가산단 후보지(예정지)’에 대한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을 지정하는 공고를 냈다. 제한 사유로 “무분별한 개발을 ‘사전’에 막기 위해…”라고 시는 적었다. 대규모 국가산업 개발을 두고 땅 투기가 발생할 것을 시도 염두에 뒀다는 뜻이다. 이 조처로 평범한 민중들은 땅 거래를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됐다. 그러니 처음부터 창원국가산단 예정부지에 땅을 보유한 사람들만 이익을 누리게 됐다. 이들을 ‘투기꾼’이라 부를 수 없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만약 창원국가산단 지정 사실을 누군가가 미리 알았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런 공적 직책이 없는 사람인데, 국토부 발표 다섯 달 전 창원시 공무원으로부터 입지별 현황 비교, 거점 개발 계획, 유치 시설 목록 등이 담긴 대외비 문건을 미리 받은 사람이라면? 이 사람이 바로 명태균씨다. 그리고 한겨레21이 확보한 통화 녹음 파일을 보면, 여기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한 정황이 뚜렷하다.
창원시는 한겨레21의 의혹 제기에 펄쩍 뛰고 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명백한 허위”라고 했다. 명씨를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알았고, 보고된 문건은 그저 ‘계획단계’의 것이고 공개돼도 크게 문제가 될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외비 보고서에는 ‘보안주의’란 글씨가 붉은색으로 왼쪽 상단에 떡하니 적혀 있다.
게다가 명씨가 받은 문건 중 하나를 보면 창원국가산단 후보지의 위치와 개발제한구역 등이 표기된 토지의 성격, 부지별 장단점이 상세히 설명돼 있다. 아무리 ‘계획단계’에 작성된 문건이더라도 이 정보를 민간인이 미리 파악한 것이 문제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이 정보를 미리 알게 된 사람들이 후보 예정지에 땅을 사뒀다면 어땠을까. 이는 결코 “문제가 없다”고 넘길 사안은 아니게 된다. 실제 명씨가 주변인들에게 “땅을 사라”고 권유했다는 증언도 나온 상태다.
그럼 첫 질문으로 돌아가 다시 묻는다. 무엇이 투기이고 무엇이 위법한 거래일까. 그런데 이 땅이 창원국가산단 후보지임을 미리 알고 거래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이 사람과 이 거래를 무엇이라고 봐야 할까. 그저 운이 좋았던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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