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026년 9월11일 경기도 수원 광교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풍성한 추석 사랑나눔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놀래기’를 콘셉트로 잡았나보다. 도정을 시작하면서 ‘재정 파탄’부터 선언해 도민을 놀라게 하더니 기준도 범위도 불분명한 예산 삭감으로 시군구 관계자들은 물론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까지 식겁하게 했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을 “내란 세력에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한심한 지도자로 직격했다.
그는 2026년 9월12일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경기도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 참석해 검찰 출신인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 지명을 놓고 이 대통령을 거칠게 비판했다. ‘검찰이 모든 권력을 쥔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 ‘내란 세력 징벌이라는 민주화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이곳에 와서 빌어야 된다”고 했다. 무덤 속 민주영령들까지 놀란 게 아닌지 모르겠다.
여권 지지자들은 검찰개혁을 놓고 크게 둘로 나뉜다. ‘제대로 못해’파와 ‘집착에 질려’파. 추 지사는 이 중 전자 쪽이다. 개혁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 세력은 ‘검찰 분쇄’에 가까운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도 검찰의 명줄을 확실히 끊어놓지 않아서라고 여긴다. 그런 생각이 ‘증오’를 부추기는 도그마에 가깝다고 여기는 후자 쪽 세력은 제도로서의 검찰개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여긴다. 공소청 출범도 코앞이니 부작용에 주의하면서 신중히 해나가야 할 판에 검찰의 ㄱ자만 붙어도 세상 큰일 날 것처럼 구는 집착이야말로 대통령 지지율을 좀먹는다고 본다. 두 세력이 그나마 힘을 합쳐온 것이 내란 청산인데, 추 지사가 대뜸 이 대통령을 내란 세력에 갖다붙인 것이다.
추미애가 추미애했다, ‘팀킬’ 버릇을 못 고쳤다, 대권 야욕에 눈이 뒤집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기도지사인 지금도 검찰 타령만 하며 대통령까지 꾸짖을 거면 그는 대체 왜 도지사가 되려 했을까. 무려 윤석열 치하에서도 김동연 지사 시절에는 경기도민으로서 불안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다는 경험담이 나온다. 당시 서울시의 버스 파업 예고에도 도지사가 밤새워 촉각을 세울 정도였으니 생활 밀착 도정에 익숙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추 지사가 되고는 대뜸 산후조리비나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비 같은 체감도 높은 민생 복지 예산마저 끊어버리겠다질 않나, 알고 보니 본인은 도지사 되자마자 차부터 바꾸고 혼자 지내면서 전세금 12억원 넘는 47평 아파트를 관사로 구했다질 않나, 많은 이의 감정선이 건드려졌다.
경기도청원 게시판에는 추 지사 사퇴 촉구 글이 여럿 올라왔다. 도정은 아랑곳없이 중앙정치에만 몰두할 거면 차라리 그만두라는 대표 글은 순식간에 3만 명 훌쩍 넘는 동의를 받았다. 비슷한 청원에도 수천 명씩 동의가 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경기도가 답변 의무 기준을 넘긴 대표 글에 형식적인 대변인 발표를 ‘복붙’ 해놓고는 비슷한 다른 청원까지 ‘숨김 처리’ 해버려 곱빼기로 욕을 먹는 중이다.
추 지사는 대권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정책과 인사 난맥으로 고전하는 대통령을 이때다 싶게 공격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선명한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거뒀을지는 모르지만 이재명의 한계와 안팎의 어려움을 알고서도, 또 알기 때문에 지지하는 이들의 마음에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았다. 그는 조급함으로는 한동훈을, 둔감함으로는 조국을 능가한다. 거기에 더해 특유의 마음보까지 내보이니, 심히 민망하다. 윤석열의 거들먹거림과 아둔함은 굳이 떠올리지 않겠다.
김소희 칼럼니스트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노시환, 태극기 거꾸로 새긴 단복 논란…KBO “인쇄 잘못된 것”

추미애 쪽, 김민석이 정치컨설팅 21억 지적하자 “상식적 집행”

“국민 눈높이” 이 대통령, ‘민심 역행’ 김승원 임명 강행할까
![김민석 대표 한달…부정 평가 48%, 긍정 평가 30% [갤럽] 김민석 대표 한달…부정 평가 48%, 긍정 평가 30% [갤럽]](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918/53_17897143451288_20260918502298.jpg)
김민석 대표 한달…부정 평가 48%, 긍정 평가 30% [갤럽]
![[단독] ‘아일릿, 뉴진스 카피 의혹’ 민희진 상대 손배소 기각…원고 항소 포기 [단독] ‘아일릿, 뉴진스 카피 의혹’ 민희진 상대 손배소 기각…원고 항소 포기](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918/53_17897091918413_20260918501844.jpg)
[단독] ‘아일릿, 뉴진스 카피 의혹’ 민희진 상대 손배소 기각…원고 항소 포기

죽은 새끼 몇달씩 품는 침팬지 어미들…죽은 걸 몰라서가 아니었다

연임·공소취소 선 그은 이 대통령…김승원 임명은 “결론 못 내려”

정청래 “몸이 고장난 것 같다…3일째 병원 신세”

가수 이승철, 할아버지 됐다…“세상 첫 구경 내 손주 웰컴”

장동혁 “이 대통령, 연임 꿈 포기 안 해…나중엔 국민 결단 운운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