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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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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팔아서 표나 달래쌓고, 영 못쓰겄어야”

갈라치기, 이름 장사, 약자 흉내, 생트집, 왜곡…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들의 꼴불견 행태들
등록 2026-08-06 21:57 수정 2026-08-0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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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김민석·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026년 8월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티브이(TV)토론회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김민석·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026년 8월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티브이(TV)토론회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같은 호남에서도 이짝저짝 나눠불고, 언젯적 노사모 팔아서 표나 달래쌓고, 아주 못쓰겄어.”

일 때문에 고향으로 가 살고 있는 지인이 전화를 걸어왔다. 수도권에서 이웃으로 지낼 때보다 사투리가 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다가 열불이 났다는데, 여당 지도자라면 이제 겨우 집권 2년차 접어든 대통령에게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도와서 뭐든 일이 되게 해야 할 것을 그럴 뜻이 없어 보이는 이들이 설친다는 거였다. 몇몇은 자질도 영 아니라며 힘주어 말했다. 전남광주는 지원이 많은데 전북은 없다는 식으로 갈라치기 해대고, 근 사반세기 전 일을 들먹이며 배신이니 의리니 타령하고, 이미 역사가 된 분들을 소환해 이름 장사나 하고, 한 표 줍쇼, 한 표 줍쇼 하면서 연설회장을 우습게 만드는 후보들이란다. “화딱지가 나서 안 되겄어야.” 지인은 알아서들 하겠지 하던 마음을 다잡고 쓸어낼 사람 꼭 쓸어내겠다면서 “긍게 니도 여론조사 전화가 언제 올지 모릉께 핸드폰 꼭 쥐고 있다 잘 받어잉”이라고 했다.

지인이 나를 잘 안다. 나는 ‘올드 민주당 지지자들’을 지지한다. 민주당을 오롯이 지지한 적은 없어도 이들의 선택은 줄곧 신뢰해온 편이다. 경험과 소견에 따라서다. 어떤 이들인가. 인공지능(AI)에 입력어를 넣는다면 호남 거주(출신), 60·70대, 땀 흘려 일하는 사람 정도가 되겠다. 다감하고 정의로운 이들이다. 동시에 나는 ‘뉴 민주당 지지자들’을 지지한다. 응원봉, 20·30대, 유아차를 키워드로 뽑겠다. 연대와 책임을 아는 이들이다. 지금 민주당은 이들의 바람과 기대를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가.

그러기는커녕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이들을 권력 다툼의 들러리로 세우고 있지 않은가. 이념이나 가치, 정책을 둘러싼 노선 다툼이라면 과정은 역동적이고 결과는 생산적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전당대회의 메시지는 시금털털한 ‘관계’의 문제일 뿐이다. 시끄럽기만 할 뿐 활력은 일으키지 않는다. 누구랑 친한지 누구랑 한편인지 그래서 청와대와 잘 지낼지 못 지낼지…. 당원주권주의를 그리 자랑하면서 급기야 두 명씩 뽑는 최고위원 후보들을 ‘페어링’ 해 찍자는 기획이 지침이랍시고 나도는데 이를 말려야 할 후보들조차 편승하거나 부추긴다.

어떤 후보는 염치도 체면도 없다. 여럿이 나만 괴롭힌다며 약자, 피해자 흉내를 낸다. ‘언더도그 전략’ 정도가 아니다. 투표 독려 펼침막까지 문제 삼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다며 노이로제 수준의 생트집을 잡는다. 뻔한 사실도 왜곡한다. 정책을 둘러싼 지난 논의 과정조차 엉뚱한 프레임을 씌워 어물쩍 자신에게 유리하다 여기는 쪽으로 끌고 간다. 한마디로 ‘야바위 행태’이다. 이 정부 들어 그간 당정, 당청 관계가 왜 그리 삐걱댔는지 역설적으로 다 드러나고 있는데도 이게 다 이재명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라니. 옆에서 보는 처지에도 이렇게 속이 터지는데 각별한 지지자들이라면 뒷목 잡을 만도 하겠다.

강성, 극성 당원에게만 업혀 가면 이긴다고 여겨서인지 그들을 자극할 요소를 끊임없이 공급한다. 하필 음모와 증오를 땔감으로 사용한다. 그리하여 민주당이 지녀온 많은 장점과 미덕을 얼룩지고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버린다. 괘씸하고 슬프다.

여당의 대표와 지도부는 온 국민의 삶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다. 이제 믿을 것이라고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현명함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흔들리더라도 제대로 정리해내겠지. 파도가 바다의 전부는 아니니까 말이다.

 

김소희 칼럼니스트

한겨레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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