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꾼 민주당, ‘보완수사권’은 어쩔 셈?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왼쪽부터),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2026년 7월3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규칙을 어기면 경기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 특히 선수들 사이 모욕과 시비가 허용되면 때론 몸싸움까지 빚어지며 경기장은 싸움판이 되기 십상이다. 스포츠 현장에선 거의 사라진 이런 모습이 정치권에서는 매일 재연되고 있다.
강성 지지층에만 기대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요즘은 무색하다. 같은 진영 안에서도 지지층을 갈라치기 일쑤라서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은 살풍경이다. 족보 내세우고 정체성 따지고 한 몸 타령 하더니, 계엄 날 먹고 잠든 감기약 성분이 뭐냐는 질문(을 가장한 비아냥)까지 나왔다. 대체 끼리끼리 무슨 대화를 나누길래 이런 말을 서슴지 않을까.
그 많은 의석을 몰아줬는데 왜 여당이 국민을 편하게 해주지 않고 국민이 여당 걱정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두고 생업에 바쁜 이들이 보완수사권 존폐를 새삼 걱정하는 게 말이 되나. 정치시사 유튜브 방송을 보다보면 보완수사권을 (일부) 살리든지 다른 보완책을 세우든지 해야 한다는 실시간 댓글이 적지 않다. 제발 당에 가서 말 좀 해달라고 슈퍼챗까지 보내가며 출연자에게 부탁하는 민주당 지지자도 보았다. 누군들 검찰개혁 안 하고 싶나. 살인범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로 직접 증거를 은폐한 사실이 검찰 보완수사로 밝혀지면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로 빚어질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가 부쩍 커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관련 단체에서도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이쯤 되면 정치검찰의 몽니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정작 민주당만 태평이다. 당권 다툼에 유리하다 싶으니 구호로 흔들어대다가 호랑이 등에 올라탄 꼴인가. 무책임하다.
하고 싶은 입법만 하면서 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민주당이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라고 그렇게 자랑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법 통과 뒤 시행에 이를 때까지 반년이 넘도록 오남용과 악용 우려를 메우지 못했다. 언론, 표현의 자유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함에도 표현과 규정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 적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일단 해보고 차차 고치면 된다고? 해야 할 입법을 아예 안 한 건 어찌 설명할까. 낙태죄가 위헌 판정을 받은 게 이미 7년도 더 전인데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법과 제도는 텅 비어 있다. 위험천만한 시술이 여전히 횡행하고 급기야 임신중지 여성이 살인죄를 쓰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야말로 무법천지이다. 온라인의 혐오와 조롱이 고스란히 스며든 교실 역시 ‘정치의 부재’ 속에 방치돼 있다. 가장 가까이서 보고 개입할 어른인 교사의 손발과 입이 다 묶여 있는데 이를 풀어줄 최소한의 입법 노력을 하지 않았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응당 져야 할 책임은 지지 않은 채 온갖 화제성 현안에는 앞다투어 숟가락을 얹는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 파문에 일부 여당 의원이 호들갑스럽게 끼어들어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불매 운동을 사실상 방해했다. 배재고 야구선수들이 광주제일고 선수들을 겨냥해 5·18과 지역을 조롱하고 모욕한 사건에도 공연히 ‘입을 대’면서 이상하게 꼬일 뻔했으나, 많은 이가 올바른 공론을 이어간 덕에 제대로 수순에 들었다. ‘이슈 레커’로 시선을 끌어봤자 실력은 금방 들통난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언제부터인가 싸움꾼인 듯하다. 급기야 지금은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바쁘다. 싸움판이 된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은 가끔 패싸움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그 경기는 물론 그 팀마저 외면한다.
김소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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