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오를 멈추고 평화를!”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적대를 멈추고 평화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디엠제트(DMZ) 생명평화순례 준비위원회, 한반도 평화행동, 국경선평화학교, 고양·파주시민행사위원회와 시민 3천여 명이 남북 접경 지역에 모여 한목소리로 외쳤다. ‘2025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가 6월6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일대에서 열렸다. 2024년 강원도 철원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는 분단 80년, 해방 80년을 맞아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시민 주도로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2025년은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한 공동 노력을 선언한 ‘6·15 남북공동선언’ 25주년이기도 하다.
7개 종단으로 구성된 ‘디엠제트 생명평화순례단’은 2025년 5월19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이날 임진각까지 385㎞를 18박19일 동안 도보로 순례했다. 시민사회단체와 평화를 기원하는 시민들은 북녘이 보이는 장산전망대에서 합류해, 약 1시간30분을 함께하며 ‘한반도 평화대회’가 열리는 임진각 ‘평화의 종’ 광장에 도착했다. 참석자들은 “접경지역 주민들은 남북 군사 대결로 고통받고 있다”며 적대행위 중단과 평화 실현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순례에 앞선 참석자들이 장산전망대에서 저 멀리 개성(왼쪽 끝) 등이 보이는 북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바로 뒤쪽 임진강과 초평도를 바라보며 분단 현실을 되새기는 모습이다.
디엠제트 생명평화순례단장 이은형 신부는 “우리가 걸어온 길은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길이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생명이 싹트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 절대 쉽지 않지만, 우리는 그 길 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민들은 ‘2025 코리아 평화의 날 파주 시민평화선언문’을 통해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 실용적인 남북평화 정책 수립과 접경 마을을 평화마을로, 디엠제트 평화의 길을 평화 순례자의 길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요청했다. 아울러 남북 정부에는 “조건 없는 만남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8천만 민족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평화적인 관계로 나아가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지향해야 하며, 남북협력을 재개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도 다시 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반도 평화대회’ 외에도 이날 행사에서는 평화를 노래하는 ‘코리아 시민평화음악회’ ‘남북청년 유버스킹’ ‘임진강의 노래 제창’ ‘평화의 새끼줄 엮기’ ‘시민평화손잡기’ ‘한반도 통일국기전’ ‘남북 평화농부 식탁’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펼쳐져 평화의 의미를 함께 나눴다.
남북 접경지를 순회하며 열리는 ‘코리아 평화의 날’은 2026년 경기도 연천에서 다시 열릴 예정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내년, 연천에서 다시 만나요!”를 약속하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80년 전 유월의 들녘에도 모가 심겨 있었겠죠.” 장산전망대를 출발한 디엠제트(DMZ) 생명평화순례단과 시민들이 임진각까지 순례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모습. 날이 흐릿해 선명하지 않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의 종’ 광장에서 열린 ‘디엠제트(DMZ) 생명평화순례단과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대회’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디엠제트 생명평화순례단과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대회’ 참석자들이 평화를 염원하며 평화의 종을 치고 있다.

2025년 6월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 대공연장에서 열린 ‘코리아 시민평화음악회’에서 제주 별꼴학교 ‘별별밴드’가 노래하고 있다. 별꼴학교는 제주 성산에 있는 대안학교다.

‘2025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에서 이영아 고양신문 발행인(앞줄 왼쪽 둘째부터), 안재영 파주디엠제트(DMZ)평화행동 대표, 박태민(전북 군산)씨, 이가영(제주)씨가 ‘시민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5 코리아 평화의 날’ 참석자들이 함께 모여 평화의 새끼줄 엮기, 평화의 손잡기와 대동놀이를 하고 있다.
파주(경기)=사진·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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