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대한민국 헌법의 전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여기서 ‘불의’는 이승만 독재정권에 의해 자행된 3·15 부정선거와 이로 인한 4·19 혁명의 유혈진압(186명 희생), 보도연맹 학살(희생자 4934명) 등 각종 민간인 학살 등을 의미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한평생은 누구도 쉽게 걸을 수 없고 아무도 감히 폄훼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 그리고 참된 지도자의 시간.”
2023년 7월19일 이승만 추모식(사망 58주기)에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한 말이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이승만 추앙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일부 극우 유튜버의 일방적인 주장이던 ‘이승만 받들기’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 공식 입장으로 바뀌었다.
그간 이념적 색채를 잘 드러내지 않던 ‘소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이승만 추앙에 가세했다. 7월15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한 장관은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농지개혁이 이승만 정부의 성과인 것은 맞지만, 일부 성과로 민주주의를 압살하려다 시민혁명으로 쫓겨났다는 역사적 사실을 감추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당시 농지개혁을 주도했던 건 이승만에 의해 간첩 누명을 쓰고 ‘사법살인’(2011년 재심 무죄)을 당한 조봉암이다.
윤 대통령도 이승만 띄우기에 진심이다. 2023년 3·1절 기념식 때 행사장 뒷배경을 장식한 ‘11명’의 독립운동가에 이승만이 빠졌다며 행정안전부를 질책하기도 했다.(3월28일 <중앙일보> 보도 참조) 그 ‘11명’은 안중근, 김구, 안창호, 유관순, 윤봉길, 김규식, 이봉창, 신채호, 민영환, 박은식, 이회영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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