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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0시 축제’ 가고 ‘빵 축제’ 온다

[우리동네뉴스] 10월17~18일 이틀간 엑스포과학공원 일원서 열려… 참여업체 120곳으로 늘어
등록 2026-09-17 22:43수정 2026-09-24 08:24
2025년 12월24일 오전 대전 중구 은행동 ‘성심당 케익부띠끄’ 본점 앞이 크리스마스 한정판 딸기시루를 사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최예린 기자

2025년 12월24일 오전 대전 중구 은행동 ‘성심당 케익부띠끄’ 본점 앞이 크리스마스 한정판 딸기시루를 사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최예린 기자


이장우 전 시장 시절 대전시 대표 축제였던 ‘0시 축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민선 9기 허태정 대전시장은 매해 1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돼 시 재정 상황을 악화한 주범으로 꼽히던 대형 축제를 없앤 자리를 ‘빵잼도시’(빵이 맛있고 재미있는 도시) 정체성을 살린 ‘대빵 축제’로 채우려 구상 중이다.

대전시는 최근 문화예술관광국장을 중심으로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빵 축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앞으로의 축제 방향과 콘텐츠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2026년 빵 축제는 기존 계획대로 대전관광공사가 주관해 10월17~18일 이틀 동안 엑스포과학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2021년 처음 열린 ‘대전 빵 축제’는 2025년에는 지역 제과점 102곳이 참여해 방문객 16만8천여 명을 유치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26년에는 참여 업체를 120곳으로 늘렸다.

 

도시 대표 축제로 확대 추진

 

지금까지 산하 공사 주최의 소규모 축제였던 ‘빵 축제’를 도시를 대표하는 축제로까지 브랜딩하겠다는 것이 대전시의 포부다. 2027년부터는 축제 주관도 공사가 아닌 시가 직접 하고, 규모도 지금보다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 관계자는 “아직 ‘대빵 축제’(가칭)의 구체적인 규모와 기간, 장소, 예산, 세부 프로그램 등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최근 꾸린 태스크포스에서 축제 방향부터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년 10월 대전 소제동 카페거리와 대동천 일원에서 열린 ‘빵 축제’ 현장 모습. 대전관광공사 제공

2025년 10월 대전 소제동 카페거리와 대동천 일원에서 열린 ‘빵 축제’ 현장 모습. 대전관광공사 제공


‘빵’이라는 기본 콘셉트는 정했지만, 민선 8기 ‘0시 축제’가 남긴 상흔이 큰 만큼 새 축제에 대한 대전시의 고민은 깊다. 이장우 전 시장 역점 사업이었던 ‘0시 축제’는 2023년 시작해 2025년까지 세 차례 개최됐다. 대전 동구 대전역에서 중구 옛 충남도청까지 중앙로 일대 차량 통행을 막고 공연과 퍼레이드 등을 벌이는 식으로 해마다 몸집을 키웠고, 이 축제를 위해서만 매해 1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다. 며칠 축제에 너무 큰 예산이 들어가고, 그에 비해 축제 정체성은 모호하다는 비판도 점점 커졌다. 도심 주요 도로를 며칠씩 통제하면서 원도심 상인들과 시민의 불만도 쌓였다.

 

진짜 쓸모 있는 축제 되길

 

이 때문에 허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0시 축제의 예산 대비 효과를 문제 삼으며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취임을 하루 앞둔 6월30일에는 0시 축제를 “재정 위기의 한 원인이자 방만 경영의 표본” “전시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규정하며 2026년부터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2026년 축제를 위한 일부 비용이 집행된 상태였으나 허 시장은 “재정 부담을 더는 것이 더 값어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허 시장 스스로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축제를 재정 불안을 야기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하며 폐지한 만큼 새 축제는 얼마나 실효성 있을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행사 규모와 방문객 수 등을 과시하는 기존 지방자치단체 축제 문법을 벗어나 시민이 제대로 즐기고 관광 효과로도 이어지는 ‘진짜 쓸모 있는 축제’를 허태정의 대전시가 창조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대전=최예린 한겨레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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