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세종대로 옆 서울시 청사와 저 멀리 청와대 모습이 보인다. 이번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선거로 여겨진다. 박승화 기자
평소라면 송년회와 신년회로 연말연초 일정이 빼곡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이나 친구들과 밀린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다. 그동안 잘 지냈는지 서로 안부를 묻고, 비싼 집값에 분노하고, 이제라도 주식을 해야 하는지 한탄했을 것이다. 어쩌면 조금 뒤에 있을 선거에서 누구를 뽑을지 논쟁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시간이 없다. 2020년을 보내고 2021년을 맞는 사이, 하필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수백 명씩 늘어난다. 5명 이상 한데 모이지도 못한다. 카페 문은 닫힌다. 식당과 술집의 불은 일찍 꺼진다. 사적인 대화는 중단된다. 선거에 관한 대화는 더욱 나눌 틈이 없다.
역대 가장 조용한 선거가 다가온다. 2021년 4월7일 재보궐선거다. 전국에서 광역단체장 2명, 기초단체장 2명,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8명을 다시 뽑는 선거다. 일부 지역에서 치르는 재보선은 원래 전국 단위 선거보다 주목도가 낮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더 잠잠하다. 정치 싫증, 선거 피로, ‘회전문 후보자’의 식상함에 ‘대화 실종’까지 더해진 결과다.
당분간은 가족·친구와 모일 수 없으니, ‘정치 대목’이라는 설 명절에도 ‘선거 대화 침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이야기를 하다가 가족끼리 감정 상하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지만, 여론 형성과 시민 대표 선출이라는 선거의 효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 “선거는 시민이 (특정) 후보를 선택하는 기능도 있지만, 시민이 자연스럽게 어떤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호불호를 이야기하다가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이나 비전을 정리하는 기능도 있다. 자기 생각을 남들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때로 누군가를 설득하고 설득당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여론이 형성된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이런 여론 형성 과정을 보며 많은 영향을 받는다.”(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그러니 이번 설에는 만날 수 있는 몇 명하고라도 선거 이야기를 마구 나눠보자. 전화 통화나 온라인으로도 좋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선거를 치르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전반적인 선거철 여론에 따라 정치인들은 의제를 만들어가고, 선거는 계속 돌아오게 마련이다.
풍성한 ‘대화’ 상차림을 위해 명절에 만날 수 없는 가족과 친구의 마음을 <한겨레21>이 먼저 들었다. 4·7 재보선에서 가장 큰 선거인 서울시장·부산시장 선거를 치르는 서울과 부산의 거리를 부지런히 누볐다. 정치 혐오, 무관심, 무조건적 지지, 지지 철회. 서울의 부동산 정책,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일자리, 젠더 문제. 다양한 갈래의 이야기를 모으니, 유권자의 마음이 2021년 재보선을 넘어 2022년 대선에서 어디로 향할지 어렴풋이 보이는 듯도 하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1. "'제일 덜 미운 사람'이 서울시장"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932.html
#2. 주택 보유자가 진정한 유권자다?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941.html
#3. 서울시장 후보, 낯익은 얼굴들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937.html
#1. 공항이 그물 속 물고기를 뛰게 한다
#2. 가덕도 신공항, 10조원짜리 청구서
#3. 4월 7일, 497세대 본선 있을까
#1. 선거까지 두 달, 그동안 일어날 일들
#2. 지워진 서울·부산시장의 사임 이유
*표지이야기 - 4.7 민심 르포 연결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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