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도 듣지 않고 상자째 쌓여 있던 하이브 산하 레이블의 한 아이돌그룹 시디(CD) 수십 장이 길바닥에 뿌려졌다. 미끈한 시디에 햇빛이 반사돼 유난히 반짝였다.
기후붕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 케이(K)팝 팬들이 결성한 단체인 ‘케이팝포플래닛’(지구를 위한 케이팝) 회원들이 2024년 9월4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하이브 본사 앞에서 “다량의 앨범 구매를 유도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악성 마케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하이브 본사 앞 인도에 뿌려진 시디는 하이브 소속 그룹의 팬이라는 대학생 김나영(23·가명)씨에게 기증받았다. 김씨는 “팬 사인회에 가서 ‘최애 아티스트’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똑같은 앨범을 100장 이상 구매해 집에 박스째로 쌓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실물 앨범을 많이 살수록 팬 사인회 참여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예전 엘피(LP), 카세트테이프, 시디 등 실물 음반에서 디지털 스트리밍 시대로 전 된 지 벌써 오래다. 하지만 하이브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사들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팬덤을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앨범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2014년 737만 장 수준이던 400위권 합계 앨범 판매량(서클차트 기준)은 2023년 1억1577만 장으로 늘어났다. 이다연 캠페이너는 “하이브가 변화를 주도하는 책임감을 보여 케이팝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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