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레오 14세 교황님 충남에 꼭 와주세요”

[우리동네뉴스] ‘2027 세계청년대회’에 진심인 이유… 순교 성지 27곳 묶어 ‘동양의 산티아고 순례길’ 벅찬 꿈
등록 2026-09-24 22:40수정 2026-09-27 08:35
2026년 8월26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박수현 충남지사(오른쪽)가 레오 14세 교황(왼쪽)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만남에는 유흥식 추기경(가운데)이 자리를 함께했다. 충청남도 제공

2026년 8월26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박수현 충남지사(오른쪽)가 레오 14세 교황(왼쪽)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만남에는 유흥식 추기경(가운데)이 자리를 함께했다. 충청남도 제공


2027년 8월3~6일 서울에서 열리는 ‘2027 세계청년대회’가 1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2023년 포르투갈 리스본 이후 4년 만에 개최하는 이 행사는 천주교를 믿는 세계 각지의 청년이 교류하는 축제입니다. 대회 기간 서울을 찾는 가톨릭 청년만 최대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본 대회에 앞서 2027년 7월29일~8월2일에는 전국 교구별로 청년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는 자체 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세계청년대회는 특정 종교만의 행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관광 매력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기회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박수현 지사, 교황에 충남 방문 요청

 

충청남도가 2027 세계청년대회 때 교황의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 있습니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2026년 8월26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을 직접 찾아 레오 14세 교황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방한을 계기로 충남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완섭 서산시장과 김기재 당진시장도 7월 유흥식 추기경에게 레오 14세 교황이 서산 해미국제성지와 당진 솔뫼성지에 올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2027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충남을 찾는다면 충남은 두 교황이 연속해 방문하는 국내 첫 지방자치단체가 됩니다. 2025년 4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2014년 충남 서산시 해미면 해미성지를 찾은 바 있습니다. 이후 2021년 교황청은 해미를 국제성지로 한층 격을 높이는 교령을 선포했습니다. 이처럼 교황이 중요성을 인정했다는 상징성은 2027년 세계청년대회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세계 천주교 신자들이 충남을 더 자주 찾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충남은 순교 성지만 27곳에 이를 정도로 국내 천주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입니다. 서산 해미는 조선시대에 신자 2천여 명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근 당진시 우강면에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나 자란 솔뫼성지가 있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한국 천주교회 창립 200년을 맞은 1984년 교황청이 성인으로 올린 인물입니다.

2025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충남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서산시 제공

2025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충남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서산시 제공


 

해미성지·솔뫼성지 등 유적 풍부

 

풍부한 천주교 유적을 묶어 충남은 ‘동양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만드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세계인이 몰리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충남의 여러 순교지도 하나의 코스로 결합한다면 관광 자원으로서 가치가 상당하다는 구상입니다. 박 지사도 최근 레오 14세 교황과의 만남에서 이런 밑그림을 얘기했다고 합니다.

교황이 정말 충남에 모습을 드러낼까요. 동양의 산티아고 순례길도 생길 수 있을까요. 교황의 공감대와 지지가 뒷받침돼야 더욱 힘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이후 13년 만에 다시 한번 세계가 충남을 주목하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서산=김중곤 한겨레 기자 kgony@hani.co.kr

한겨레 저널리즘을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