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 연합뉴스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과학기술원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2022년 7월5일(현지시각)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았다. 한국인이나 한국계(허준이 교수는 미국 국적자다)가 이 상을 받은 건 126년 세계수학자대회 역사상 처음이다.
필즈상은 국제수학연맹이 4년마다 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만 40살 미만의 수학자에게 주는 수학계 최고상이다. 1936년 제정돼 2022년까지 64명에게 시상했다. 노벨상과 달리 4년마다 최대 4명까지만 상을 줘, 노벨상보다 받기 어려운 상으로 통한다. 허 교수는 조합 대수기하학 분야에서 대표적 난제로 알려진 ‘리드 추측’ 등 다수의 난제를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허 교수는 양쪽이 다 대학교수인 부모가 미국 유학 시절 미국에서 태어났다. 초중고와 대학 학부·석사 과정을 모두 한국에서 마쳐 사실상 한국의 정규 교육과정을 거쳤지만, 고등학교에선 시를 쓰겠다며 학교를 관뒀고 검정고시로 간 대학에서 전공은 수학이 아닌 천문학이었다. 그의 부친인 허명회 고려대 명예교수(통계학)는 “아들이 고교 때 건강이 좋지 못해 야간자율학습을 빼달라고 요청했는데 학교에서 거부했다. 학교 교육이 강압적이었다”고 했다. 학부 마지막 학기에 일본 출신의 세계적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를 만난 것이 그가 수학자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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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교수는 수학의 매력을 “자유로움”이라 했다. 허 교수는 인터뷰에서 “수학은 규칙의 엄격함 때문에 다른 면에서 자유롭다. 수학이 곧 자유로움을 학습하는 일”이라며 “어렸을 때 얽매이지 않고 많은 생각을 자유롭게 하는 훈련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공동연구 경험은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이 있어 십수 년 동안 빠져 살고 있다”고 했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몰입이 진정한 학문을 위한 길이라는 상식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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