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 작가님은 이번달도 ‘핑크퐁’이죠?” 만화를 그리고 연구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팟캐스트 를 녹음한다. 어떤 콘텐츠를 즐겼는지 묻는 근황 토크 시간. 내 대답은 반년 넘게 .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대답을 했다. “얼마 전부터 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유튜브 동영상. 장난감과 손만 나온다. 얼굴도 목소리도 안 나온다. 자극적인 장면도 없다. 큰아이의 새로운 ‘최애 프로’. 어른이 보아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나만 그런가).
텔레비전으로 유튜브 을 틀어준다. 실은 큰아이 교육 때문이다. 하던 놀이만 고집하는 것이 걱정이라 전문가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이 물으셨다. “소꿉놀이를 하나요?” “아뇨.” 그러고 보니 소꿉놀이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아이 둘 키우며 육아 외의 생활이 없다. 취사도 쇼핑도 최소한이고 생필품은 택배로 주문. 아이가 따라 하고 싶은 어른의 ‘생활’이 없으니 소꿉놀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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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맞벌이에 아이 둘인 집도 이런데, 직장인 맞벌이에 외동아이인 집은 오죽할까. “이래 놓고 아이 낳으라는 말만 반복하는 높으신 분들은 양심이 있냐 없냐”며 불평을 반복할 여력도 없다. 아무려나 이 ‘인강’(인터넷강의)이다. 소꿉놀이를 가르치기 위해 오늘도 유튜브를 튼다. 화면 속 인형 친구들은 텃밭이 있는 이층집에 산다. 요리도 하고 쇼핑도 한다. 학습효과가 있는지 큰아이는 소꿉놀이를 시작했다. 옛날에 읽은 프랑스 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이론을 떠올리던 아빠는 작은아이 기저귀를 갈다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또 잊어버린다.
글·그림 김태권 만화가전화신청▶ 1566-9595 (월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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