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아빠랑 꽃 보러 가자.” 첫째님을 목말 태우고 공원으로 뒷산으로. 지난주에 매화를 보여줬다. “매하꼬(매화꽃)!” 다음날은 벚꽃. “매하꼬!” “아니야, 이건 벚꽃이야.” 그러고 보니 만 세 살 아이가 꽃을 구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실 나부터도 자신이 없다. “너 철쭉하고 진달래는 구별해?” 아내의 지적에 뜨끔.
공자가 제자에게 물었단다. “(내가 힘들게 편집했는데) 왜 을 읽지 않는 거니?” 글쎄, 재미없어서가 아닐까요. 공자는 ‘시를 읽으면 좋은 점’을 늘어놓다가 이런 말까지 한다. “날짐승과 길짐승과 풀과 나무의 이름(鳥獸草木之名)을 많이 알게 된단다.” 군색해 보이긴 하지만 아무려나 꽃 이름을 아는 것은 공자님도 인정한 좋은 일이다.
인공지능이 도움이 될까. 남들 평도 괜찮고 내가 해보니 좋았던 앱이 있다. 플랜트스냅(PlantSnap). 부끄럽지만 내 멋대로 ‘작은 동백’이라 했던 꽃이 사실 ‘산당화’였다는 것을 이 앱 덕분에 알았다. 앱은 양귀비와 개양귀비를, 진달래와 철쭉을 구별한다(매화와 벚꽃은 이 앱도 때때로 헛갈린다). 학명과 영어 이름으로 결과가 뜨는 점은 아쉽다. 아빠가 한 번 더 사전을 들출 시간을, 아이가 기다려줘야 할 텐데.
아빠의 호기심. 아이 얼굴을 꽃 사진 대신 앱에 넣어봤다. 이런! 인공지능은 아이를 분홍 꽃잎을 가진 장미(Tropicana Rose)로 인식하는구나. 아이 피부가 장밋빛이라 그럴까? 어쩌면 나 같은 장난을 치는 아빠가 많아서 “아이 얼굴을 입력받으면 기분 좋게 장미라고 출력해주자”며 개발자들이 친절을 베풀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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