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이 안 된 동생은 누나를 보면 배시시 웃지만, 뒤에서 머리카락을 잡아당긴다. 세 돌이 지난 누나는 동생을 토닥토닥해주다가도, 갑자기 손바닥에 힘을 모아 꾹 누르거나 밀어 넘어뜨린다. 의가 좋은 남매인가, 아닌가.
“내꼬아!” 누나는 동생을 데리고 ‘내 거야 놀이’를 시작했다. 동생이 만지작거리면 누나의 장난감이며 인형이며 옷깃은 금세 침으로 범벅이 된다. 누나는 이를 악물고(어금니를 깨무는 모습이 귀엽다) 동생에게 짐짓 물건을 내민 다음, 동생이 움켜쥐면 버럭 화내며 잡아챈다. “내 거야”라는 말은 어디서 배웠을까. 저번에는 태블릿PC를 줬다 뺏다가 놓치는 바람에 아이패드가 부서질 뻔했다.
누나가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빠는 누나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간다. 파란만장한 주차장 곁 놀이터. 며칠 전에는 동네의 초등학생 오빠들이 멱살을 잡고 싸웠다. “얘들아, 놀이터에서 싸우면 안 돼.” 아이들은 화해하더니 놀이터 한복판에 야구공을 들고 나타났다. “꼬마가 다치잖아. 놀이터에서 경식 야구공은 안 돼.” “경식이 뭔데요?” “그 단단한 공이 경식이야.” “안 단단한데.” 내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는 표정을 짓자 아이들은 놀이터를 나갔다. 그런데 떠나면서 자기들이 남긴 휴지를 싹 정리했다. ‘도시 아이들은 안됐어.’ 그러나 버려진 알루미늄 배트를 주워와 주차장에서 휘두르는 모습을 보자 딱한 마음이 가셨다. 착한 아이들인가, 아닌가.
옛날에는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요즘 나는 생각이 바뀌었다. 아이가 착한지 나쁜지 묻는 것은 의미 없는 일 같다. 어른은 힘닿는 데까지 쫓아다니며 지켜볼 뿐.
이 기존 구독제를 넘어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은 1994년 창간 이래 25년 동안 성역 없는 이슈 파이팅, 독보적인 심층 보도로 퀄리티 저널리즘의 역사를 쌓아왔습니다. 현실이 아니라 진실에 영합하는 언론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투명하면서 정의롭고 독립적인 수익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의 가치를 아는 여러분의 조건 없는 직접 후원입니다. 1천원이라도 좋습니다. 정의와 진실을 지지하는 방법, 의 미래에 투자해주세요.
후원계좌 하나은행 555-810000-12504 한겨레신문 *성함을 남겨주세요
후원방법 ① 일시후원: 일정 금액을 일회적으로 후원 ② 정기후원: 일정 금액을 매달 후원 *정기후원은 후원계좌로 후원자가 자동이체 신청
후원절차 ① 후원 계좌로 송금 ② 독자전용폰(010-7510-2154)으로 문자메시지 또는 유선전화(02-710-0543)로 후원 사실 알림
문의 한겨레 출판마케팅부 02-710-0543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구속 만기 돼도 집에 안 갈 테니”…윤석열, 최후진술서 1시간 읍소

디올백·금거북이·목걸이...검찰 수사 뒤집고 김건희 ‘매관매직’ 모두 기소

이 대통령 “정부 사기당해” 질타에…국토부, 열차 납품지연 업체 수사의뢰

“비행기서 빈대에 물렸다” 따지니 승무원 “쉿”…델타·KLM에 20만불 소송

특검, 김건희에 ‘로저비비에 선물’ 김기현 부부 동시 기소

박주민, 김병기 논란에 “나라면 당에 부담 안 주는 방향 고민할 것”

청와대 복귀 이 대통령…두 달간 한남동 출퇴근 ‘교통·경호’ 과제

나경원 “통일교 특검 빨리 했으면…문제 있다면 100번도 털지 않았을까”
![건강검진 정상인데, 왜 이렇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플까? [건강한겨레] 건강검진 정상인데, 왜 이렇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플까? [건강한겨레]](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5/53_17666328279211_20251225500964.jpg)
건강검진 정상인데, 왜 이렇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플까? [건강한겨레]

회사 팔리자 6억4천만원씩 보너스…“직원들께 보답해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