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 그리다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만 3살 큰아이가 유튜브를 보여달라 조르는 날이.
유튜브를 보여주는 일, 아빠는 내키지 않았다. 어른들끼리 환담할 동안 아이 혼자 휴대전화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다른 집 모습이 영 마뜩잖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생각하면서도 되도록 때를 늦추고 싶었다.
유튜브에 대해 나는 감정이 복잡하다. 사실은 밀린 숙제처럼 부담스럽다. 왜? 콘텐츠 자영업자로서 나도 유튜브에 뛰어들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까. 결국엔 우리 모두 유튜브의 바다로 가리라. 아무려나, 피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래도 아직은 유튜브가 거실 텔레비전에서만 나오는 줄 아는 큰아이. 휴대전화로 혼자 보겠다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만, 그때까지 큰 화면으로 이 친구와 함께 즐기고 싶다. 다음은 아이와 함께 보는 동영상 목록이다. (그 유명한 ‘뚜루루뚜루’가 목록에 없는 이유는, 을 유튜브가 아니라 유료 채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① 블로: 예술의전당에서 연 에르베 튈레 전시회에서 이라는 영상을 아이가 잊지 못하기에, 유튜브에서 찾아 보여주었다. 이때부터 시작된 유튜브 편력.
② 아위위: 애벌레라는 뜻. 에릭 칼의 가 애니메이션으로 올라와 있다. 팬들이 만든 영상도 훌륭.
③ 떠기: 영국 방송 (BBC)의 어린이 프로그램 . 음악과 그림이 예뻐 아빠가 더 좋아한다. 시즌2는 한국 방영을 왜 안 해주는 걸까.
④ 세마이: 닥터 수스의 에 나오는 주인공 ‘샘아이엠’(Sam-I-am). 라임이 착착 들어맞는 영어 대사, 뜻도 모른 채 아이는 마냥 웃는다. 괜찮겠지. 어차피 미국 사람들도 닥터 수스의 정신세계는 이해할 수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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