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 그리다
단잠을 자던 아이를 깨운 다음 아빠는 설명한다. “일어나자. 오늘 동생이 와. 병원에 가서 엄마랑 아기랑 며칠 자고 집에 돌아올 거야.” 동생이니 아기니 엄마니 몇몇 단어는 알아들어도, 전체 상황을 파악하기에 두 살 반은 이른 나이. 아무튼 아빠는 첫째를 목말을 태워 집을 나선다. 으쓱으쓱 어깨춤을 추며 걸어주니 일단은 기분이 좋단다.
진땀을 흘리며 병원에 도착. 둘째가 태어나는 동안 첫째는 아빠와 함께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영문을 모르니 아이는 떼를 쓴다. 엄마는 왜 누워 있냐며, 왜 자기와 놀아주지 않냐며, 엄마 침대 위로 기어오른다. 엄마가 분만실로 들어가자 따라 들어가겠다고 침대 바퀴에 매달리기까지 한다.
대기실에 함께 있는 아빠도 평소와 다르다. 잔뜩 긴장한 탓에 첫째가 무슨 짓을 해도 건성으로 반응한다. 뾰로통한 첫째는 혼자 놀기 시작. 바닥을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울다 웃다 한다. 시간이 흐른다. 간호사 선생님과 의사 선생님이 나온다. 얼마 후 아빠를 부른다. “탯줄을 끊어주세요.” 아빠는 혼자 들어가려다가 다시 걸어나와 첫째를 안고 들어간다. “동생 만나러 가자!”
남매의 첫 만남. 생각과는 달랐다. 반기기는커녕 누나는 바닥에 엎드린다. 엄마를 못 따라가게 했다고 토라진 걸까. 일단 아빠는 갓난아이 영상을 휴대폰으로 찍는다. 오후에 큰아이가 진정한 다음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그제야 아이는 신기해한다. 제 손으로 ‘다시 보기’를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누르며 까르르 웃는다. 아가님이 세상에 왔다. 아이들끼리 디지털 디바이스로 인사하는 세상이다. 아빠가 살던 세상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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