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동영상과 앱을 멀리하게 하라”는 이야기를, 아이 낳기 전부터 들었다. 동의하지 않았다. 가끔은 “청소년기 내내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끊어야 한다”는 말도 들었는데, 무슨 신흥 종교 같아서 당황스러웠다. 아이를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뒀다. 물론 시간은 제한했다. 혼자 보도록 놔두지도 않았다. 아이와 함께 보며 옆에서 계속 말을 걸었다. 아이패드는 줘도 휴대전화는 쥐여주지 않은 건 그래서다.
연재를 마치며 돌이켜보건대, 우리 집의 이 실험은 효과가 있었나? 모르겠다. 영상을 보게 하지 않았다면 아이는 말을 더 빨리 익혔을까? 반대로,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쥐여줬다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덜 받았을까? 모를 일이다. 설령 답을 안다 하더라도 남에게 권할 수 없다. “육아는 케바케”,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단 하나의 ‘진리’다. 케바케란 ‘케이스 바이 케이스’(경우에 따라 다 다르다)라는 뜻.
가끔 이런 일은 있다. 아이패드를 하며 동식물 이름을 익혔다가, 나중에 실제 그 동식물을 보고 반가워하며 이름을 외친달지. 하지만 아이패드를 안 했다고 그 이름을 영영 몰랐을 것 같지는 않다. 동식물 이름 한두 개 더 안다고 아이가 더 행복할 것 같지도 않다. 아이패드를 하건, 종이접기를 하건, 자연에서 뛰어놀건, 아이와 놀 수 있는 하루하루가 나는 즐겁고 신기할 따름이다.
놀이터에서 언니 오빠들은 편을 나눠 술래잡기를 한다. “띠리링띠리링.” 오빠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자 아이들은 술래잡기를 그만둔다. 요즘에는 술래잡기도 모바일 기기로 알람을 맞춰놓고 한다. 세상은 우리 어릴 때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그게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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