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신혼여행
지난 2년간 문학상을 두루 휩쓸어 ‘상금 사냥꾼’처럼도 보였던 소설가 장강명. 첫 에세이로 드러난 그의 삶은 결혼식 대신 혼인신고, 명절에 부모님댁에는 혼자 가기, 아이 낳지 않는 삶, 신혼여행은 5년 만에, 화목한 ‘대’가족은 개에게나 줘버렸다. 읽고 드는 생각. 그래, 꼭 규격대로 살 필요는 없잖아.
왜 대학에 가는가
‘사회 이동’의 엔진이기보다는 불평등 구조를 공고히 하는 대학, 진학을 위한 맹목적 경쟁, 인문학 대신 ‘시장성 있는’ 과목으로 몰려가는 학생들. 책 속 미국 대학의 모습은 한국 대학과 쌍둥이다. 대학의 위기 앞에서 대학의 원래 목적이 ‘영혼을 침대에서 일으켜 인습의 잠에서 깨우는 일’이었음을 상기시킨다.
동물원 기행
도시를 말하는 방법은 많다. 대만 소설가인 저자는 런던, 파리, 베를린, 상하이, 타이베이 등 세계 14곳의 동물원이 품고 있는 기억을 통해 도시와 그곳의 사람을 말한다. 동물원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줬고, 과학과 지식의 전당이기도 했으며, 인간의 탐욕이 드러나는 모순적 공간이기도 하다.
바람이 일어난다! 살아야겠다!
40년 만에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시집이 번역됐다. 시인 성귀수는 ‘해변의 묘지’의 유명한 문구 ‘바람이 인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를 ‘바람이 일어난다! 살아야겠다!’로 옮겼다. 그는 시 한 편을 여러 해에 걸쳐 백번 넘게 고쳐쓴 발레리를 번역하는 것은 “얼음덩어리 속에 손을 넣어 불꽃을 거머쥐는 일”이라고 말했다.
친일과 망각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확정한 친일파 1006명의 후손 1777명의 학력, 직업, 거주지, 재산 등을 1년 동안 추적해 분석했다. 1777명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이른바 ‘스카이 대학’을 졸업했다. 친일 재산은 제대로 추적돼 국가에 귀속되지 못했다. 망각이 아니라 청산이 화해의 첫걸음이다.
버려진 아들의 심리학
아버지가 부재하는 시대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낡은 이론일 뿐이다. 아버지의 권위가 증발한 시대에 아버지와 불화하는 아들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버지의 귀환을 기다리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처럼 유약하지만 인생에 대한 답과 사랑을 주는 아버지상이 지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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