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갈이 없이 문자만 빽빽하게 들어찬 6700장(번역 원고 기준)의 원고가 1937년부터 1945년까지 지구를 휩쓸던 파시즘과 그에 맞선 세계의 저항을 담아냈다. 저명한 극작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이 방대한 소설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으로 옮겨가며 실제 인물들의 삶과 역사적·사회적·정치적 논쟁을 녹여냈다. 써내는 것도, 번역하는 것도, 읽어내는 것도 모두 도전인 문제작이다.
여배우, 여학교, 여류작가…. 세상의 언어는 대부분 ‘남자=인간’의 공식을 따라 만들어지는데, 왜 미인이라는 단어만 ‘여자=인간’을 적용하는 것일까? 여성의 정체성에서 ‘미’(美)를 최우선으로 하는 탓이다. 예술사회학 연구자 이라영이 여성, 성소수자, 비정규직 등 한국 사회 소수자의 시선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저지르는 폭력을 성찰한다.
‘빵꾸똥꾸’. 겉뜻: 알 수 없음, 속뜻: 양생법에서 인간론에 이르는 여러 학설을 집약한 말. 시인 권혁웅은 가능한 어원을 3가지로 꼽는다. 첫째, 빵과 똥. 둘째, 펑크와 똥꼬. 셋째, 방귀와 똥꼬. 헐, 먹방, 반반무마니, 늙으면 죽어야지와 같은 77개의 일상어를 골라 사전처럼 겉뜻과 속뜻을 밝혔다. 에 1년간 연재한 ‘일상어 사전’ 묶음.
대표적인 재일 작가 중 한 명인 시인(1929년생)이 자신의 디아스포라 역정을 정리했다. 제주4·3의 학살을 피해 일본으로 밀항한 과정, 재일 조선인들의 밀집지인 오사카 이카이노(현 이쿠노)에서 뿌리내린 삶, 남과 북 사이에서 겪은 고뇌가 묵직하게 펼쳐진다. 이 작품으로 지난 1월 제42회 오사라기지로상을 받았다.
‘노동자계급의 삶과 문화에 관한 연구’를 부제로 단 문화연구의 고전이다. 영국 노동자계급은 문화이론 학자들이 주목해온 공통의 연구 텍스트다. 1900년대 초·중반 노동자계급 삶의 변화를 문학·역사학·인류학 등을 끌어들여 분석했다. 저자가 창립한 버밍엄대학교 현대문화연구소는 저명한 문화학자들을 배출하는 산실이 됐다.
일본 추오대학에서 미디어와 루머를 연구해온 저자가 뉴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한 시대, 소문의 새로운 양상을 분석하고 대처 방안을 모색했다.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수상한 이야기의 본질은 사회 기능을 마비시키는 예외적인 괴담이 아니라, 역사 이래 사회를 유지해온 근간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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