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을 결’(結)과 ‘혼인할 혼’(婚)이 만나 ‘결혼’이 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새삼 들춘 것은, ‘혼인을 맺다’란 쉬운 뜻을 새기기 위함이 아니다. 그렇지, 그럴 줄 알았다. ‘결혼. 명사.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관계를 맺음.’
보편 민주주의 위한 싸움 나선 아랍 좌파들
결혼에 대한 한국어 사전의 뜻 새김을 법률에 담아내려는 나라가 있다. 미국이다. 2003년 이후 모두 4차례나 이른바 ‘연방 혼인법 수정안’(FMA)이 의회에 제출됐다. 주로 공화당 우파 쪽이 주도한 ‘정치 이벤트’였는데,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때로 여성과 여성, 남성과 남성도 ‘정식으로’ 부부관계 맺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2012년 11월 현재 미 50개 주 가운데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는 지역은 모두 9개 주에 이른다.
(이하 ) 한국판 11월호는 ‘세계화하는 성적 소수자(LGBT) 운동’을 표지에 올렸다. 제법 ‘관용의 나라’를 자처해온 프랑스에서도, 불과 30년 전까지 “경찰청에 ‘동성애자 관리팀’을 따로 두고 성적 소수자 감시 활동에 열심이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동성결혼 합법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취임 이후 프랑스에선 이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데, 내년 1월께 의회에서 표결에 부쳐진단다. 신약성서 마태복음 19장 6절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그러니 이제 두 사람은, 둘이 아니라 한 몸이 됐다. 하느님이 짝지어주셨으니, 사람이 나눌 수 없다.”
조지 부시의 ‘네오콘 형제들’은 몰랐을 게다. 아랍에서 민주적으로 선거가 치러지면, 친미 독재자가 몰락하리라는 점을 말이다. 그 빈자리는 미국이 ‘괴물’로 여겨온 이슬람주의 정당이 차지하기 마련이다. 튀니지가 그렇고, 이집트가 그렇다. 두 나라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이슬람주의 정당의 집권 이후, 반독재 투쟁의 동지였던 좌파 진영이 ‘보편적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싸움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점이다. 가 ‘정치 시험대에 선 이슬람주의’를 특집으로 꾸민 것도 이 때문이다.
언론인 장세바스티앵 모라는 유럽인의 왕성한 식욕을 채우느라 초토화되고 있는 아프리카 연안 해양생태계의 실태를 고발했다. 이를테면, 유럽연합(EU)은 지난 7월 말 아프리카 북서부 모리타니와 맺은 어업협정을 갱신했다. 모리타니 정부에 해마다 1억1300만유로를 지급하는 대가로, 초대형 유럽 어선들은 모리타니 앞바다에서 제한 없이 어획고를 올릴 수 있게 됐다. ‘재래식 어업’에 기대 살고 있는 현지 주민들이 타격을 입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제국의 시대’는 여전히 저물지 않은 것인가?
한국판 특집으로는 한 달여 앞으로 성큼 다가온 대선을 주제로 삼았다. ‘정치의 팬덤화’ 현상을 경고한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우리에게 대통령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는 “팬덤과 메시아 정치라는 대중적 열광의 정치학은 절망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정치 지형을 다시 활기차게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올 대선에서 ‘시민의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 반응을 보인다. 귀담아들을 만하다.
“열광의 정치학은 선거에서 정책을 사라지게 했다. 대중이 열광하는 지점을 따라서 모든 후보들은 서로 비슷한 공약의 밑그림을 그렸고, 비록 그 세부 내용이 차별화되기는 하지만 그 차이나 실현 가능성의 문제가 거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역대 어느 대선보다 시민이 존중받는 선거가 되고 있음에도 사실상 시민의 삶의 질을 위한 담론이 홀대되는 선거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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