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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일어나라! 인권 OTL〉외

등록 2010-01-07 18:14 수정 2020-05-03 04:25
〈일어나라! 인권 OTL〉

〈일어나라! 인권 OTL〉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7) 펴냄, 1만2천원

쑥스럽다. 같은 사무실의 사람들이 지은 책이다. 이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은 2008년 연재한 ‘인권 OTL’ 시리즈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ㅋㅋㅋ, 돈 좀 버는 건가.” 같은 사무실을 벗어난 한 기자는 ‘저자 등극 축하 인사’에 돈 셀 궁리를 했다. 큰돈을 쥘 정도로 잘 팔릴 것 같지는 않지만, 2008년 기획을 연재하던 때의 열정과 분노가 손에 잡힐 듯 가득하다.

‘인권 OTL’ 기획은 708호(2008년 5월2일치)부터 737호(2008년 11월28일치)까지 한 호도 건너뛰지 않고 30회 동안 이어졌다. ‘OTL’은 좌절해서 쓰러진 사람의 이모티콘이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존엄과 인권을 빼앗기고 좌절한 사각지대를 취재기자들이 누볐다. 책은 30회 시리즈 중 시의성이 두드러진 글 몇 편을 제외하고 세계인권선언의 문구를 중심으로 재분류했다.

시리즈는 청소년 인권에 각별히 귀를 많이 기울였다. 첫 회인 ‘쓰린 새벽의 아이들’은 이번에도 책의 맨 처음을 연다. 몽골에서 불법 체류 노동자인 아빠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 슈허(당시 18살·가명)는 말한다. “전 제 자신을 포기했어요.” 슈허의 아빠는 공장 동료에게 살해되고 엄마는 단속에 걸려 몽골로 추방됐다. 슈허는 공장과 건축 현장을 전전하며 돈을 벌고 있다. 새벽에 일에서 돌아오는 슈허가 있고, 새벽에 공부하러 학교에 가서 신음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지각을 하면 오리걸음 벌칙을 받고, 몰래 조직하는 종이비행기 시위는 철저히 차단당한다.

‘인권 OTL’ 시리즈는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불편을 ‘인권’으로 명명했다. 출근길 만원버스와 지옥철이 과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인지 질문했다. 하루 종일 일어서 있어야 하는 백화점·마트 노동자의 환경도 짚었다. 에필로그로 후기를 실었다. 아파트 경비용역업체 사장이 아파트 주민을 설득해 경비원의 월급이 올라간 사례도 있었지만 사회는 별로 꿈쩍하지 않았다. 시리즈로는 아니지만 여전히 이 인권에 대한 관심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은 ‘인권 OTL’ 보도로 2008년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을 받았음을 쑥스럽지만 밝힌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한국민주화운동사 2〉

〈한국민주화운동사 2〉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엮음, 돌베개(031-955-5020) 펴냄, 2만5천원

2008년 12월 출간된 1권은 제1공화국 이후 제3공화국까지를 다루고 있다. 2권은 1972년 유신 선포 이후부터 1979년까지가 대상이다. 새마을운동, 민방위훈련, 주민등록제도, 반상회, 충효교육 등 유신체제하의 사회적 동원체제를 엄밀하게 분석했다. 3부는 민주화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종교계 활동을 전체 흐름에 배치하고, 본격적으로 등장한 언론·출판 등의 부문 운동사를 다룬다.


〈사회철학〉

〈사회철학〉


이유선 지음, 민음인(02-515-2000) 펴냄, 6800원

청소년 대상의 인문교양 시리즈 ‘민음 지식의 정원’ 첫 권이다. 등 철학편 6권이 함께 나왔다. 알기 쉽도록 일상에서 철학적 물음을 구성한다. 의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볼 수 있을까’ 장에서는 서울 명동에서 데이트 중인 남녀를 예로 든다. 남자는 배가 고팠고 여자는 구두를 사고 싶었을 때, 걸어오는 동안 무슨 가게가 있더냐고 물으면 어떻게 답할까.


〈1인 미디어, 기획에서 제작까지〉

〈1인 미디어, 기획에서 제작까지〉


이세영 외 지음, 한국콘텐츠진흥원(02-3153-1114) 펴냄, 2만1천원

2008년 방송영상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한 인터넷 강의 ‘블로그 기자 되기’를 책으로 엮었다. 1인 미디어란 변화된 뉴스 환경에서 등장한 개인 미디어를 통칭한다. 블로그, 트위터, 동영상 공유 사이트 등을 포함한다. 올드 미디어와 1인 미디어의 작동법이 다르지 않아서일까. 인터뷰하는 법이든 글 작성법이든 기존의 미디어에도 유용하게 적용되는 방법들로 보인다.


〈굿바이 사교육〉

〈굿바이 사교육〉


이범·이남수 등 지음, 시사IN북(02-3700-3275) 펴냄, 1만3천원

여기서 ‘굿바이’의 대상은 무작정 강요하는 조기교육,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망치는 선행학습이다. 모두들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해?”라고 물었지만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등대지기 학교’를 통해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졌다. 몇 차례 강의 뒤 참여자들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책은 그 가능성에 ‘심취’하게 만든 강의록을 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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