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정상화’를 촉구하며 단식 중인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앞줄 오른쪽)이 2026년 5월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서울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구성원들의 삼보일배 행진에 참여하다 동료의 등에 기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밥 벌어먹고 살기도 힘들지만 밥 안 먹고 살기는 더 힘들다.
이번이 네 번째다. 세 차례, 총 69일에 걸친 단식에도 정부와 정치권의 정상화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안수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장은 또다시 단식에 돌입했다. 네 번째 단식을 합치면, 단식한 날만 100일쯤 된다.
“지난 1년 넘게 홈플러스를 살려보겠다고 모든 것을 했습니다. 50살 넘은 여성 노동자들이 삭발하고 세 차례나 목숨 건 단식을 했습니다.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삼보일배하고 수없이 108배를 했습니다. 내 일터를 지켜달라고 한 것이 그렇게 무리한 요구였습니까.” 안 지부장은 2026년 5월 네 번째 무기한 단식 돌입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2025년 3월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세 차례 단식 투쟁과 삭발을 했다. 홈플러스 사태는 2026년 5월8일 회사가 경영난을 이유로 전체 104개 매장 가운데 기여도가 낮은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더욱 악화했다. 당시 홈플러스는 공문과 보도자료를 통해 휴업 점포 직원들에게 평균임금 70%의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은 영업을 지속하는 다른 매장으로 전환배치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전환배치 약속은 휴업 이튿날 철회됐고 6월4일 회사는 37개 점포를 최종 폐점하기로 했다.
폐점이 공식화되면서 인력 구조조정 절차도 본격화됐다. 폐점 점포 직원 약 3500명을 대상으로 인근 점포 전환배치나 퇴직 절차가 진행된다.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홈플러스 노조는 한 해 수천억원의 이자 부담을 홈플러스가 짊어지게 한 MBK의 ‘약탈적 차입매수(LBO) 구조’ 문제 해결에 준공공적 성격의 기업구조조정 전문기관인 유암코가 나서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최철환 사무국장은 “남은 점포라도 영업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어야 회생 가능성이 열립니다. 하지만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납품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결국 회사가 청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절차와 이후 자금 마련 계획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7월3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6월9일 단식 27일차에 접어든 안수용 지부장이 위경련과 두통을 호소했다. 안 지부장과 10년 전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가 투쟁 끝에 같이 복직했던 김도숙 사무국장이 그의 손을 주무르고 품에 안았다. 두 사람은 10년 전에도, 현재에도 함께 거리에 있다.
사진·글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5월26일 저녁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홈플러스 살리기’ 집중 투쟁문화제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홈플러스태스크포스(TF)와도 대화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상황에 진전은 없는 상태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과 단식단이 5월28일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서울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구성원들의 연대 삼보일배 행진에 참가하고 있다.

안수용 지부장(왼쪽 둘째)이 6월9일 광화문광장에서 동료들과 대화하고 있다. 안 지부장은 이날도 청와대를 찾아 관계자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왔다.

단식 27일차에 접어든 안수용 지부장(왼쪽)이 6월9일 광화문광장에서 위경련과 두통 등을 호소하며 김도숙 사무국장 품에 기대고 있다. 두 사람은 10년 전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가 330일 만에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아 복직한 바 있다.

6월9일 광화문광장에서 안수용 지부장이 위경련과 두통 등을 호소하자 동료들이 손을 주무르고 있다.

안수용 지부장(왼쪽)과 김도숙 사무국장이 10년 전 부당해고 투쟁을 이어갈 때 모습. 마트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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