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데이 한번 와보셔~ 사진 한겨레 이종근 기자
두근두근…. 그를 만난 지 100번째다.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한 달에 단 한 번. 애가 탄다. 이렇게 만난 지가 햇수로 치면 벌써 9년째다. 그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면서 만나러 가는 게 망설여질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매력을 포기할 수가 없다. 결국 몇 달을 거르다가 다시 그를 찾는다.
그의 이름은 ‘클럽데이’. 2001년 4월부터 ‘홍대 클럽이 하나 되는 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클러버들을 끌어모은 이 멋진 행사는 나에게는 그 어떤 할인권보다 반갑다. 서울 홍익대 앞 클럽의 입장료는 1만원에서 2만원 수준이다. 늦은 귀가에 택시비, 열심히 춤추고 난 뒤 먹어야 할 주차장 떡볶이, 여기에 삼거리 포장마차에서 술까지 마시고 나면…. 대학 시절, 일주일에 두세 번 클럽을 다니고 나면 수중의 용돈은 며칠 못 가 동이 나고 말았다. 그런 나에게 클럽데이는 천국이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 홍대 앞 곳곳의 클럽 입구에서 2만원을 내면 21개 클럽에 입장할 수 있는 팔찌 티켓을 찰 수 있다.
웬만해선 튈 수 없다. 클럽데이에는 그렇다.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스타일 넘치는 클러버들이 북적대기 때문이다. 지하철 2호선에는 상경을 마다 않고 올라온, 말 그대로 형형색색의 지역 클러버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종아리 근처까지 올라오는 하이톱 운동화에 반짝반짝 빛나는 스키니진을 입고 노란 티셔츠를 입은 앳돼 보이는 한 친구. 얼굴에는 살짝 분칠을 한 것 같다. 날은 저문 지 한참인데 큼직한 하얀 테의 선글라스를 쓰고 있다.
여기 클럽데이를 100%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레슨 하나.(빠밤) ‘클럽=부비부비하는 곳’이라는 생각은 집에 두고 오시라. 물 반, 고기 반인 클럽데이라 여기고 쉼없이 낚시질 중인 이들이 있다. 지켜본바, 성공률 높지 않다. 괜히 ‘난 안 되나봐’라며 쓸데없는 스트레스만 받게 된다. 열심히 춤추고 나면 땀난다. 솔직히 여름, 아니 겨울이라도 땀냄새 한껏 풍기며 슬쩍 눈웃음 짓고 ‘부비부비, 부비부비’ 속으로 외치며 다가오는 이들, 전혀 매력 없다. ‘진짜로 열심히 노는 사람’이 훨씬 매력적이라는 거.
레슨 둘. 남녀노소 ‘자신감’만 충전해오시길. “나 같은 사람도 클럽데이 가도 되는 거니?”라며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30대 중반~40대 분들 있다. 지난주 토요일(8월22일) 순전히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클럽을 찾았다. 답은? 아저씨·아줌마 꽤 된다. 춤추는 사람들 사이의 그들의 모습?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부비부비에 혈안이 된 젊은 남녀보다도 오히려 클럽에 잘 어울려 보인다. 춤을 잘 추고 못 추고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우스 음악이 나오는 클럽에서 엇박자 디스코 춰도 뭐라 할 사람 없다. 홍대 클럽이 하나 되는 날 남녀노소, 인종 불문 우리는 모두 멋들어진 ‘클러버’일 뿐이다.
이정연 기자 한겨레 경제부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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