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근본적 성찰과 전환을 위하여

등록 2009-06-18 15:20 수정 2020-05-03 04:25
근본적 성찰과 전환을 위하여 / 사진 한겨레 자료

근본적 성찰과 전환을 위하여 / 사진 한겨레 자료

지금 30대 한국인이라면 태어난 이후 줄곧, 40~50대일지라도 철들면서 세상 일을 나름대로 고민하기 시작한 이래 변함없이 대면해온 세계가 무너지고 있다. 1960년대 초에 경제개발이 본격화했지만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시기 이후, 말하자면 사람들이 한국형 압축성장의 성과를 구가해온 지난 30여 년의 세월 동안 우리에게 물과 공기처럼 자연스러웠다고도 할 수 있는 세계가 종말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 세계란 시장만능 자본주의라고도 하고 신자유주의 체제라고도 한다. 지난해 9월의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화 등 월스트리트를 덮친 미국발 금융위기와 최근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간 GM의 붕괴, 그리고 전세계 동시 불황을 통해 한 시대의 종말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 됐다. 한국 주류사회가 오래 예찬해온 영국의 대처리즘과 미국의 레이거노믹스, 미국 공화당 ‘30년 보수혁명’의 영광은 이제 끝났다. 버락 오바마의 등장은 역사적으로 그 마침표를 찍은 사건일 수 있다. 따라서 거기에 기대어온 우리의 일상적 삶도 근본적인 전환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에서 책·출판 분야를 담당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읽고 독자에게 소개해온 책들도 결국 그런 문제의식과 깊이 연관됐다. 지금 그 목록들을 일별해봐도 확연하다. 신자유주의적 삶의 붕괴 실태를 확인하고, 그 메커니즘과 실패 원인을 파헤치며, 반성적 성찰과 더불어 대안적 삶을 모색하는 움직임은 나라 안팎을 불문하고 정치·경제·철학·역사·미디어·환경 등 다방면에 걸쳐 진행돼왔고 특히 지난해 금융공황 이래 더욱 다급해졌다. 소개한 책들 중 몇 권은 기자가 개인적으로 미처 제대로 읽지도, 직접 서평을 쓰지도 못했지만 모두 그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나름 성공한 과거의 그늘 때문인지 한국 사회의 주류는 아직도 지난 시절의 관행에 향수를 느끼며 변화에 날렵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여기 이 책들이 근본적 성찰과 전환을 위한 좋은 재료가 되지 않을까.

한승동 한겨레 선임기자 sdhan@hani.co.kr


[이열치열 인문교양서]
▶ 과학수사대처럼 철학하기
▶ 필사적으로 고민하라
▶ 반동의 시간이 아니라면 안 나왔을 책
▶ 누가 민주주의을 쉽게 말하는가
▶ 자신을 잡아먹을 시장전체주의
▶ “내수 중심 경제 한번 해보라니깐요”
▶ 대처는 틀렸고 대안은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 고리대금업자의 자선
▶ 지구의 끓는점이 눈앞이다
▶ ‘르몽드적’으로 세계를 뜯어보다
▶ 왜 미국은 미움받는 이유를 모르나
▶ ‘망할 애송이들’ 대통령 무릎 꿇리다
▶ 미국, 익숙한 퇴락
▶ ‘살인단백질’과 그의 정부 친구들
▶ 한국 미술은 왜 예쁘기만 한가
▶ 21년 만에 복원된 ‘검열 전 함석헌’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