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프리카>
세르주 미셸·미셸 뵈레 지음, 파올로 우즈 사진, 이희정 옮김, 에코리브로(02-702-2530) 펴냄, 1만6천원
“프랑스가 아니라 중국의 식민지였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사람들이 자주 이야기해요. 중국인들이 지배했다면 이 바닷가에도 고층 빌딩이 빽빽이 들어섰겠죠.” 프랑스 식민지였던 콩고에 중국이 새로운 ‘점령국’이 되었다. 콩고의 수도를 지나면 꼬마들이 ‘니하오 니하오’를 외친다. 프랑스의 서아프리카 특파원과 스위스 기자가 아프리카 15개국을 돌며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한 일을 살폈다.
국민의 해외 이주를 제한하던 중국 정부의 태도는 2000년이 되면서 바뀌었다. 특히 아프리카에 나가서 기회를 잡으라고 권했다. 심지어 후진타오의 별명은 ‘아프리카 사람’이다. 그는 인구 폭발, 경제 과열, 환경오염 등의 해결책이 아프리카로의 이주라고 보았다. 후진타오는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중국의 개발 모델을 아프리카에서 실현한다.
아프리카로 나간 중국인들은 ‘그들만의 사회’를 형성한다. 자기들끼리만 모이고 중국식으로 식사하고 현지 언어는 물론이고 프랑스어나 영어도 배우려 하지 않는다. 당연히 다른 인종과의 결혼도 하지 않는다. 각종 우호협약과 협력협정, 무이자 차관, 개발 계약 등을 맺으면서 중국 정부는 권력의 중심부로 파고들었다. 아프리카는 일차적으로 원자재 공급처였으나 이제 중국은 더 멀리 내다본다. 도로·철도·공공건물을 보수하고, 무선 통신망을 구축한다. 그리고 저렴한 제품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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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아프리카 이주 정책을 실패로 진단하기도 한다. 진짜 실패는 아프리카인들의 환영을 받았던 중국인들이 이제 그 이전의 서구인들과 비슷해진 것이다. 하나 더, 중국은 새롭게 아프리카에 진출하도록 서구 국가와 미국, 일본을 자극하고 말았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21세기 중국의 문화지도>
임춘성·왕샤오밍 엮음, 중국 ‘문화연구’ 공부모임 옮김, 현실문화(02-393-1125) 펴냄, 2만2천원
중국의 문화연구자 11명이 쓴 12편의 글을 모았다. 그들이 다루는 분야는 문학·영화·희곡·건축·인터넷·부동산·매체·도시조성·일상소비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있다. 다이진화는 ‘혁명영웅’의 서사를 대체한 ‘문화영웅’에 주목한다. 서정시는 영상과 노래라는 새로운 서정 형식으로 변환되고(난판, ‘노래방과 MTV’), 오락 정보로 채워진 신문 ‘샤오바오’는 소비 이데올로기의 전령사로 등장했으며(레이치리, ‘샤오바오의 행간과 이면’), 인터넷은 ‘정체성의 정치’에 대한 자각의 탄생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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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해체>
사카이 나오키·니시타니 오사무 대담, 차승기·홍종욱 옮김, 역사비평사(02-741-6125) 펴냄, 1만6천원
사카이는 미국에서 일본학을 연구하는 학자이고, 니시타니는 프랑스 문학과 철학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번역자이다. 이 경계에 선 두 지식인은 주변인의 시선으로 서양 중심의 ‘근대’를 살핀다.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미국 중심주의, 서구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을 통해 세계화 시대의 ‘세계사’를 해체한다. 그 해법으로 동아시아 독자성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주변화됐던 가능성과 시선의 복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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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하인들>
라셀 살라자르 파레냐스 지음, 문현아 옮김, 여이연(02-763-2825) 펴냄, 2만2천원
필리핀 여성에게 인기 있는 이라는 홍콩 잡지는 일본 엔화, 이탈리아 리라, 스페인 페세타 등 12개 통화로 가격을 표시하고 있다. 이 잡지의 배포망은 필리핀 디아스포라의 현실을 보여준다. 필리핀 여성들은 130개국이 넘는 국가의 ‘메이드’로 나간다. 작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이탈리아 로마 등지의 필리핀 메이드를 만나 젠더 불평등이 야기한 가사노동의 현실을 추적한다.
<엄마의 공책>
서경옥 지음, 이수지 그림, 시골생활(02-335-5755) 펴냄, 1만2천원
엄마는 인텔리였다. 1946년에 태어나 이화여고와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곧 결혼해 남편 뒷바라지로 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이 어머니의 조용한 삶이 눈에 띄는 일이 생겼다. 어머니는 드문드문 글을 썼고 알음알음 유명해졌다. 남편은 글의 주어들과 멋진 접두사들을 찾아주었고, 동창들이 컴퓨터에 올린 글을 읽어주었다. 그리고 그림작가 딸은 어머니의 눈으로 그림을 그려서 붙여주어 책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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