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시간의 예술이다. 시간이 지나면 소리는 사라진다. 물론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기도 한다. 음반이다. 이를 통해 음악은 시공간을 뛰어넘는 힘을 얻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음반 속 음악은 날것 그대로가 아니다. 음악의 생명력은 입과 악기에서 나오는 바로 그 순간 극대화된다.
음악인의 죽음이 특히나 애통한 건 그래서다. 한 음악인의 소멸은 곧 그의 음악의 소멸을 뜻한다. 존 레넌이, 커트 코베인이, 김광석이 그랬다. 세상을 뜨면서 음악도 함께 거둬갔다. 우린 그들의 박제된 음악을 들으며 가슴을 칠 뿐, 그들이 부르는 날것 그대로의 노래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
이소라는 음반을 듣는 순간에도 살아 있는 노래를 갈구했다. “죽은 그가 부르는 노래, 술에 취해 말하는 노래, 간절히 원해, 워너 스테이 위드 유…, 꼭 그래야 할 일이었을까, 겪어야 할 일이었을까, 혼자서 남겨진 방, 그 마지막 끝….” 이소라는 포크 가수 엘리엇 스미스를 떠올리며 7집 수록곡 노랫말을 썼다. 엘리엇 스미스는 2003년 집에서 스테이크 칼로 가슴을 찔러 34년의 짧은 생을 마쳤다.
모델 겸 가수 장윤주는 문화방송 에서 이소라가 일부러 짓지 않은 이 노래 제목을 라고 붙였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가 의문의 추락사고로 숨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호텔 주소다. 우리도 한번 해보자. 당신이라면 어떤 제목을 달겠는가?
서정민 한겨레 대중문화팀 기자 blog.hani.co.kr/west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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