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스 앤 로지스의 <차이니스 데모크라시>
눈을 의심했다, ‘건스 앤 로지스’가 17년 만에 정규앨범을 낸다는 기사를 처음 봤을 때. 아니, 건스 앤 로지스가 아직도 건재했단 말인가! 탁상 달력에 굵은 글씨로 선명하게 새겼다. ‘11월23일: 건스 앤 로지스가 돌아오는 날’.
귀는 기억했다, 건스 앤 로지스의 새 앨범 를 마침내 듣게 됐을 때. 액슬 로즈의 목소리. 칼이라도 가는 듯 카랑카랑한 그 목소리. 17년이란 세월이 뜨거운 혈기로 펄떡대던 악동을 묵직한 중년의 아저씨로 바꿔놨어도, 그 목소리만은 여전했다.
사실 건스 앤 로지스의 흔적은 여기저기서 이어져왔다. 두 번째 정규앨범 (1991) 이후 탈퇴한 이지 스트래들린(기타)은 자신만의 밴드를 꾸렸다. 뮤직비디오에서 황량한 사막을 배경으로 멋진 기타 솔로 연주 장면을 각인시켰던 슬래시는 더프 매케이건(베이스), 맷 소럼(드럼)과 함께 새 밴드 ‘벨벳 리볼버’에서 활동해왔다. 이번 앨범에 참여한 옛 멤버는 액슬 로즈와 디지 리드(키보드)뿐. 그럼에도 건스 앤 로지스라는 이름을 당당하게 내걸 수 있었던 건, 역시 액슬 로즈의 카리스마 덕이리라.
미국의 한 신문은 이번 컴백을 두고 이런 제목을 뽑았다. “건스 앤 로지스의 노벰버 레인(reign).” 예전 노래 제목의 ‘레인’(rain)을 동음이의어로 바꾼 건데, 2008년 11월 전세계를 단숨에 휘어잡은(reign) 이들의 새 앨범을 기막히게 잘 표현한 제목이다. 신문쟁이로서 한 수 배웠다.
서정민 기자 blog.hani.co.kr/west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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