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혁 vol.2>의 <아우슈비츠 오케스트라>
신문에서 사진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스페인에서 시위대가 깃발을 불태우는 장면이다. 이스라엘 국기 가운데 ‘다윗의 별’ 대신 나치 독일의 상징인 스바스티카 문양(좌우를 뒤집은 卍)이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 민간인 학살과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오버랩되는 순간이다.
사진 아래 기사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유대인 95%가 가자 침공을 지지했다고. 가자지구 접경지대는 망원경과 도시락을 챙겨 전쟁을 구경 오는 이스라엘인들로 북적인다고. 폭격으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 이들은 “브라보”를 외친다고.
이장혁은 노래한다. “저기 내 어머니가 타고 있네. 내 어린 동생이 타고 있네. 화로 속의 쥐떼가 되어 한 줌 재가 되어가네. 주여 어디에 어디 계시나이까. 정녕 우리를 버리시나이까. 내 바이올린은 기억하리. 이 지옥 같은 광기의 시간. 몰래 너를 적시던 내 눈물과 용서받지 못할 이 노래들.”
에 실린 다. 4년여 전 1집의 만큼이나 인상적인 곡이다. 이장혁은 홀로코스트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가스실로 걸어가는 사람들, 심지어 가족 앞에서 행진곡을 연주해야 하는 음악가를 보고 이 곡을 썼다.
지독한 아이러니다. 극한의 아픔을 겪은 자들이 이제 또 다른 자들에게 같은 아픔을 준다는 건. 이장혁의 이 처연한 노래를 히브리어로 들려주면 공격을 멈출까. 하느님만이 알 일이지만, 난 멈춘다는 데 희망을 걸겠다.
서정민 기자 blog.hani.co.kr/west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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