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눈물이 끝내 뺨을 타고 흘렀다. 산소 공급용 호스를 코에 매단 할아버지가 콜드플레이의 를 부를 때였다. 원래는 듀엣으로 준비한 곡이었지만, 파트너 할아버지는 공연을 코앞에 두고 세상을 떴다. 홀로 남은 할아버지가 묵직한 중저음으로 부른 노래는 흔들림이 없었다. 흔들린 건 내 어깨였다.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할 때, 원하는 걸 얻었지만 필요한 건 아닐 때, 까무러칠 듯 힘들지만 잠이 오지 않을 때, 모든 것이 엉켜버려.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네. 대신할 수 없는 뭔가를 잃었을 때, 사랑이 헛되이 됐을 때, 그보다 더한 일이 있을까. 이 빛이 길잡이가 돼줄 거야. 따뜻하게 해줄 거야. 내가 널 어루만져줄게.”
영화 은 73~93살, 평균연령 81살의 멤버들로 이뤄진 코러스 밴드 ‘영 앳 하트’(마음은 청춘)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를 보기 전엔 의 아름다운 멜로디만 알았지, 그 숭고한 노랫말까지는 미처 몰랐다.
가 실린 콜드플레이 3집 〈X&Y〉(2005)는 록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증명한 앨범이다. 이 앨범이 처음부터 착 감기진 않았다. 겉도는 느낌이었달까. 그런데 양파처럼 껍질을 까면 깔수록 오묘한 매력이 자태를 드러냈다. 몇 달 뒤 이 앨범을 끼고 살다시피 하게 됐다.
영화를 보면서 난 이 앨범의 껍질을 또 한 번 깠다. 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깨우쳐준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서정민 한겨레 기자 blog.hani.co.kr/west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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